윤지오, ‘故 장자연’ 의문의 죽음…“장씨 리스트 유서 아니다”

입력 2019-03-05 10:47 수정 2019-03-05 12:10
고 장자연씨의 영정 사진

고(故) 장자연씨의 성추행 장면을 직접 목격했고 법정에서도 증인으로 당시 상황을 진술했던 배우 윤지오씨가 장씨에 대해 언급했다. 윤씨는 지난 10년 동안 얼굴을 숨겨왔으나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그간의 심경을 밝혔다.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는 장씨의 동료였던 윤씨가 5일 출연했다. 윤씨는 10년 전 장씨가 언론사 사주 등이 포함된 술자리에서 성추행을 당할 당시 그 자리에 동석해 있던 배우 후배다.

윤씨는 장씨 사건 증언 이후 일상생활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언론의 취재에 심각하게 시달렸으며 경찰과 검찰로부터 새벽에도 불려가 조사를 받아야 했다. 이사도 수십 번 해야 했을 뿐더러 재학 중인 대학원을 다니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었다”라며 “(증언 때문에) 나중에는 직업이었던 캐스터 자리에서 밀렸다고 감독에게 듣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이런 어려움에도 얼굴과 이름을 밝히고 이날 방송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윤씨는 “국내에 거주했다면 이런 결정을 하지 않았겠지만, 캐나다에 살면서 피해자가 피해자로서 존중받고 숨어 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도 그래야 한다. 피해자가 떳떳하게 살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윤씨는 이어 “장씨의 성 접대 문서를 직접 봤으며, 지목되고 있는 조선일보 관련 세 사람의 이름을 똑똑히 봤다. 그리고 전직 기자인 조모씨가 직접 성추행한 장면을 목격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씨는 당시 수사가 부실했다고 주장했다. 사건과 관련이 없는 구두색상에 대해 질문받는 등 수박 겉핥기식의 질문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수사과정에서 비웃음을 당했다고도 했다.

윤씨는 이날 방송에서 의문점도 내비쳤다. 윤씨는 “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이해 가지 않는다. 그 문건은 싸우기로 결심해 만든 것이지 유서가 아니었다”라며 “누가 유서를 리스트식으로 나열하고 지장까지 찍겠느냐”라고 주장했다. 윤씨는 “심지어 당시에 장씨가 나에게 문건을 전해주며 이것을 대신 가지고 있어 달라고 말하기까지 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장씨는 2009년 연예기획사, 방송 및 언론계, 대기업 금융업 종사자 등 31명에게 성 상납을 강요받고 폭력에 시달렸다며 이에 관한 내용이 담긴 실명 리스트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검찰은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만을 각각 폭행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한 후, 성 상납 의혹에 연루된 이들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김도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