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실 한반도’ 속 초미세먼지 농도 1㎍/㎥ 가리킨 곳

입력 2019-03-05 10:09
전남 함평의 맑은 하늘 자료사진. 국민일보 DB

서울의 대기가 닷새째 탁하다. 고농도 미세먼지(PM-10)·초미세먼지(PM-2.5)가 5일 전국의 하늘을 뒤덮었다.

환경부는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서울, 경기, 인천, 강원 영서, 대전, 세종, 충남, 충북, 광주, 전남, 전북, 제주에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했다. 수도권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 닷새 연속으로, 제주도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이 조치가 내려졌다. 그야말로 ‘미세먼지 대란’이다.

이 조치가 시행된 지역은 지난 4일 오후 4시까지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50㎍/㎥ 이상으로 나타났다. ‘나쁨’ 수준의 농도 기준은 36㎍/㎥ 이상이다. 곳에 따라 ‘매우 나쁨(76㎍/㎥ 이상) 수준을 넘나드는 농도가 나타나고 있다.

환경부 대기질 측정 시스템 에어코리아 홈페이지에 표시된 5일 오전 8시 전국의 대기질 현황. 에어코리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경우 오전 8시 초미세먼지 농도가 130㎍/㎥으로 측정됐다. 수도권, 충남, 전북, 전남에서 대체로 비슷한 수준의 대기질이 관측됐다.

이 틈에 ‘좋음’ 수준의 농도가 나타난 곳도 있다. 같은 시간을 기준으로 한반도 서남부 끝자락에 있는 전남 함평·진도 측정소에서 미미한 수준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측정됐다.

함평 측정소에서 1시간 동안 수집된 농도는 불과 1㎍/㎥였다. 초미세먼지는 지름 2.5㎛인 알갱이 형태의 부유 미립자를 말한다. 1㎍/㎥는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1m인 공간에서 100만 분의 1g으로 측정되는 농도를 뜻한다. 함평에서 잠시나마 최적의 대기질이 나타난 셈이다.

전남 함평 측정소에서 5일 오전 8시 초미세먼지 농도가 1㎍/㎥으로 관측됐다. 에어코리아

진도 측정소의 경우 11㎍/㎥의 농도가 관측됐다. 함평과 마찬가지로 ‘좋음’ 수준의 농도다. 두 곳의 측정소에서 한 시간 뒤부터 농도가 상승했지만 ‘보통’ 수준을 넘어서지 않았다. 오전 9시 현재 함평에서 30㎍/㎥, 진도에서 17㎍/㎥의 농도가 측정됐다.

함평·진도의 대기는 다시 탁하게 바뀔 수 있다. 환경부는 “대기 정체로 인한 국내·외 미세먼지가 축적과 낮 동안 국외 미세먼지의 추가 유입으로 모든 권역에서 농도가 높게 나타날 것”이라며 이날 전국의 대기질을 ‘나쁨’이나 ‘매우 나쁨’ 수준으로 내다봤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