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단 2명…125억서 미아까지’ 보상선수 규정에 훼손된 FA본질

입력 2019-03-05 08:37 수정 2019-03-05 12:20

김민성(31)의 LG 트윈스행을 끝으로 올해 FA시장이 사실상 폐장됐다. 지난해 11월 17일 22명의 FA자격선수 명단이 공시된 이후 109일 만이다.

2019년 FA 계약 1호는 NC 다이노스 모창민(34)이었다. 지난해 11월 28일 계약금 8억원, 연봉 총액 9억원, 옵션 3억원 등 총액 20억원에 잔류 계약을 맺었다. FA 시장이 얼어붙는 듯 했다.

그러나 곧바로 대박 계약이 쏟아졌다. SK 와이번스 최정(32)은 계약 기간 6년, 총액 106억원에 잔류했고, 같은 날 이재원(31)도 총액 69억원에 눌러앉았다. 이어 양의지(32)가 계약 기간 4년, 총액 125억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통해 NC 다이노스로 이적했다. 보상선수는 이형범(25)이었다.

이후 지지부진하던 FA 협상은 지난 1월 20일 박용택(40)이 LG와 계약 기간 2년 총액 25억원의 계약을 맺으면서 숨 가쁘게 흘러갔다. 같은 달 21일 KT 위즈 박경수(35)가 계약 기간 3년, 총액 26억원의 잔류 계약을 맺었다. 유일한 20대 FA였던 김상수(29)는 계약 기간 3년, 총액 18억원의 잔류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 이글스 송광민(36)은 계약 기간 2년, 총액 16억원, 최진행(34)은 1+1년에 총액 5억원, 이용규는 2+1년, 총액 26억원에 한화에 잔류했다. 키움 이보근(33)도 계약 기간 3+1년, 총액 19억원에 잔류했고, KT의 금민철(33)도 계약 기간 2년, 총액 7억원에 잔류키로 했다.

삼성 라이온즈 윤성환(38)은 계약 기간 1년, 총액 10억원의 초단기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김민성이 키움에서 LG로 이적했다. 보상선수 없는 사인 앤드 트레이드 방식이다. 계약 기간 3년, 총액 20억원대, 보상금 5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한 명이 더 있다.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던 노경은(35)은 끝내 국내 팀을 구하지 못하고 메이저리그 등 해외에서 현역 연장을 꿈꾸고 있다.

종합해보면 이적 FA는 2명이다. 그러나 김민성은 사인 앤 트레이드라는 편법이 동원됐다. 총액 규모는 125억원에서 5억원까지 다양하다. 우려했던 FA 미아도 사실상 발생했다. 올해 FA 시장의 최대 핵심은 보상 선수였다. 베테랑 선수들의 이적을 막는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며 불리한 계약서에 사인할 수밖에 없었다. 자유로운 이적을 위해 도입된 FA제도의 본질이 훼손되고 있다.

더 이상 FA 제도 개선을 미룰 수 없다. 현 제도가 지속한다면 구단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KBO리그 구조는 팬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음을 직시해야 할 때다. 보상선수 규정 철폐 혹은 FA 등급제 도입 등 다양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