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이 대표가 출국 권유” 취재진에 털어놓은 사람

입력 2019-03-05 05:47 수정 2019-03-05 10:17
이문호 버닝썬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강남 유명 클럽 버닝썬의 경찰 유착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이문호 대표 외의 또 다른 버닝썬 공동대표인 이모씨로부터 수천만원의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직 경찰관의 부하 직원이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동대표인 이씨가 자신에게 해외 출국을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5일 오전 1시쯤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마치고 나와 “강씨(전직 경찰관) 2000만원에 대한 내용은 애당초 없었던 내용”이라고 전면 반박했다. 또 일부 언론에 자신이 버닝썬 뇌물 ‘전달책’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A씨는 전날 오전 10시30분쯤 서울경찰청에 도착했을 때도 버닝썬으로부터 돈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었다. 그는 ‘버닝썬 공동대표 측으로부터 2000만원을 받았다는 언론보도를 인정하냐’는 질문에 “인정하지 않는다. 직접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자신의 계좌에서 6개 다른 금융계좌로 돈 2000만원이 나눠져 송금된 기록과 관련해서는 “경찰관에게 돈이 갔다고 나온 계좌내역은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된 스크린 샷이다. 절대 경찰에게 갔던 돈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문호 대표와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는 “이 대표와 연관성이 없다. (클럽 공동대표인) 이모씨가 (나에게) 돈을 줬다고 지금에서야 주장하는데 저는 받은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버닝썬 공동대표인 이씨를 한 번 만난 적이 있다고 얘기하면서 “돈이 오간 적이 없다. 다만 해외로 나가주길 원했던 부분이 있었고, 그런 부분에 있어 돈을 받았다고 하는데 돈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은 A씨 계좌의 2000만원 출처가 어디인지, 미성년자 출입사건 무마 대가로 강남경찰서 경찰관들에게 송금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뇌물 공여죄 혐의를 받고 있는 A씨가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A씨는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으로부터 돈을 받아 강남경찰서 직원들에게 전달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전직 경찰 강모씨의 직장 부하다. 뉴시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조사 과정에서 (전직 경찰관 강씨의) 지시를 받아 돈을 받고 (강남경찰서 측에) 배포를 했다는 (관련자) 진술이 나왔다"며 이에 강씨를 긴급체포했다고 설명했다. 또 버닝썬 공동대표인 이씨가 강씨에게 수고비 명목으로 2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문호 대표는 4일 오후부터 자정이 다되는 시간까지 서울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았다. 그는 경찰 유착 의혹, 마약 투여 혐의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귀가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버닝썬을 둘러싼 마약, ‘물뽕(GHB) 성폭행’, 경찰과의 유착 등 의혹 전반을 수사하고 있다. 버닝썬 내 VIP룸 화장실에서 찍힌 것으로 알려진 성행위 영상 의혹은 사이버수사대가 수사 중이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