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손흥민, 기세 꺾인 토트넘 구해낼까

입력 2019-03-05 18:00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이 지난달 14일(한국시간) 도르트문트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볼을 몰고 전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가 최근 부진한 흐름을 깰 수 있을까.

토트넘은 5일(한국시간) 새벽 5시 상대의 홈구장인 독일 지그날 이두나 파크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 격돌한다. 이 경기와 지난 1차전의 합산 점수를 계산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팀을 가린다. 앞서 치러졌던 16강 1차전에선 손흥민의 맹활약에 힘입어 토트넘이 3대 0 완승을 거뒀다.

방심은 금물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막강 수비로 평가되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서 도르트문트에 0대 4로 무너진 바 있다. 그때도 장소는 도르트문트의 홈이었다. 토트넘 역시 이변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시즌도 16강에서 유벤투스를 만나 상황이 뒤집힌 아픈 기억이 있다. 원정경기였던 1차전에서 2대 2 무승부를 거두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으나 2차전 홈경기에서 1대 2로 패하며 무릎을 꿇었다.

무엇보다 토트넘의 최근 흐름이 좋지 않다. 발목 부상으로 잠시 전력에서 이탈했던 해리 케인이 돌아오면 뒷심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상황은 정반대였다. 케인 복귀 이후 1무 2패로 부진에 빠져있다. 시즌 후반기에 접어들며 선수들의 체력에 과부하가 걸린 탓이다. 손흥민과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비롯해 양 측면 윙백들인 서지 오리에와 키에런 트리피어, 대니 로즈와 벤 데이비스가 모두 지쳐있다. 공격상황에서 빠르게 오버래핑해 상대 수비를 측면으로 끌어내 줘야 할 풀백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다 보니 케인과 손흥민 역시 힘을 발휘할 상황이 되지 못했다.

도르트문트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토트넘에 0대 3으로 충격패한 직후 열렸던 분데스리가 3경기에서 단 1승(1승 1무 1패)을 챙기는 데 그쳤다. 최근 부진했던 탓에 리그에서 공고히 했던 선두자리 역시 이젠 위태로워졌다. 2위 바이에른 뮌헨과 나란히 승점 54를 기록하고 있다. 골 득실에서 2점 앞서 있을 뿐이다. 여러모로 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이 지난달 14일(한국시간) 도르트문트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침묵했음에도 불구하고 키 플레이어는 단연 손흥민이다.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과거 독일 함부르크SV, 바이어 레버쿠젠 소속이었다. 모두 분데스리가 명문 클럽. 당시에도 도르트문트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함부르크 시절 4골, 레버쿠젠 소속으로는 1골을 기록했다.

토트넘으로 유니폼을 갈아입고도 번번이 도르트문트를 좌절시켰다. 유로파리그에서 1골, 챔피언스리그에서 3골을 득점했다. 최근엔 4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통산 11경기 9골을 터뜨렸다. 도르트문트는 손흥민을 넘지 못해 유럽 대항전에서 수차례 무릎을 꿇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케인과 함께 투톱 공격수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분위기 반등을 위해 승리가 필요한 두 팀 간의 대결이라 할 수 있다. 손흥민의 발끝에도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토트넘이 무사히 8강에 진출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