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3월은 숨가쁜 기간이다. K리그1(1부 리그)과 K리그2(2부 리그)를 가리지 않고 오가며 숨은 원석 찾기에 매진하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2일 두 경기를 직접 관람했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개막전을 관람하기 위해 인천구장을 찾더니 곧장 안양으로 가 부산 아이파크와 안양FC의 경기도 지켜봤다. 김 감독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3일에는 잠실로 발길을 돌려 서울 이랜드와 광주FC의 경기를 관람했다.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U-23 챔피언십 예선에 참여하기 전 선수 한 명이라도 더 직접 눈으로 살펴보겠다는 의지다.
김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오는 11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모여 훈련을 시작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U-23 대표팀과 U-20 대표팀이 11일 소집될 예정이다. 혹여 조금 늦춰지더라도 11일 시작되는 주에는 소집이 끝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소한 오는 주말까진 최종 전력 구상을 끝내놓아야 한다는 얘기다.
U-23 챔피언십은 예선부터 총력전이 예고된다. 내년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위해서다. 각 조 1위 11개 팀과 각 조 2위 중 상위 4개 팀이 본선 개최국 태국과 함께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본선에 참가할 수 있다. U-23 챔피언십은 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해 치러진다. 한국은 U-23 챔피언십 예선에서 아시아의 절대 강호 호주와 함께 캄보디아, 대만과 같은 H조에 묶였다. 만일 호주에 패해 2위로 밀려나게 되면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해 복잡하다.
유럽파 선수들은 부르기 쉽지 않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니어서 클럽들이 선수를 보내줄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조영욱(FC서울)과 한찬희(전남), 전세진(수원) 등 최대한 국내파 선수들 중심으로 팀을 구성해야 한다. 김 감독이 국내 K리그 경기를 지켜보며 바쁜 월초를 보내고 있는 이유는 그래서다. 김 감독 역시 지난달 태국 전지훈련을 마치며 “현재 유럽파 소집 계획은 없다. 그들은 리그에 충실해야 한다”고 공언한 바 있다.
김 감독의 최근 일정으로 살펴봤을 때 현재까지도 선수 선발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겹치는 선수가 없도록 A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 U-20 대표팀 정정용 감독과도 협의가 필요하다. 김 감독은 지난해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황의조 발탁 등 선발에 대한 논란 속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탁월한 인재를 보는 안목을 증명한 바 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