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볼모로 겁박” 성난 여론에…꼬리 내리는 사립유치원 원장들

입력 2019-03-04 13:38


학부모들의 성난 목소리가 예상보다 커지면서 개학 연기를 강행한 사립유치원 숫자가 줄어드는 것으로 교육당국 조사 결과 나타났다.

교육당국에 따르면 개학 전날인 3일 밤 11시 기준 개학 연기 유치원은 전국적으로 365곳으로 집계됐다. 당국에 명확한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무응답 유치원은 121곳이었다.

하지만 이 숫자는 3일 오전 당국이 발표한 통계(개학 연기 381곳)보다는 줄어든 것이다. “아이들을 볼모로 겁박한다”는 학부모들의 성난 여론에 밀려 당초 개학연기에 동참했던 유치원 원장들이 철회하겠다는 뜻을 속속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서도 이날 오전 5곳이 연기를 철회해 현재 개학 연기 참여 유치원은 21곳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강공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4일 오전 경기도 용인교육지원청을 방문해 “일부 사립유치원의 개학 연기는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개학 연기 철회를 거듭 압박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오후 3시 브리핑을 열고 개학 연기 철회를 재차 촉구할 예정이다.

정부는 개학을 연기한 유치원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5일에도 문을 열지 않을 경우 유아교육법 위반으로 형사고발할 방침이다. 위법으로 인정되면 징역 1년 이하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교육과정은 운영하지 않지만 자체돌봄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시정명령과 고발 대상이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