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곡차곡 나흘 쌓인 미세먼지 ‘초비상’…내일도 ‘매우나쁨’

입력 2019-03-04 13:20
4일 오전 개학을 맞은 유치원생이 마스크를 쓰고 등원하고 있다. 뉴시스

새 학기 첫날을 맞아 등교하는 아이들의 설레는 표정 위로 커다란 마스크가 씌워졌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덮쳤다. ‘초비상’ 수준이다. 강원영동과 경남, 경북을 제외한 서쪽 지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 혹은 경보가 내려졌다. 수도권과 충청권(대전 제외)의 경우 나흘 연속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이는 미세먼지 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대기 정체와 국외 미세먼지 유입이 이어지며 최악의 공기 상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4일 대기오염도 측정 시스템 에어코리아 홈페이지에 “수도권·세종·충남·전북은 ‘매우나쁨’, 강원영서·대전·충북·광주·전남은 ‘나쁨’, 그 밖의 권역은 ‘보통’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다만, 오전에 강원영서·대전·충북·호남권은 ‘매우나쁨’ 수준의 농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수도권과 대전을 제외한 충청권은 국외에서 유입된 미세먼지가 나흘 이상 빠져나가지 못하고 축적되며 최악의 대기 상태를 보이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나흘 연속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발효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뉴시스

오전 10시 현재 서울 영등포구 측정소를 기준으로 미세먼지(PM 10) 농도는 ‘매우나쁨’ 수준인 209㎍/㎥, 초미세먼지(PM 2.5) 농도는 ‘매우나쁨’ 수준인 162㎍/㎥으로 측정됐다. 평소보다 7배 정도 높은 수치다. 이날 초미세먼지 최고값은 경기 196㎍/㎥, 인천 174㎍/㎥, 충남 181㎍/㎥, 충북 167㎍/㎥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월 14일 서울 초미세먼지 농도 124㎍/㎥를 기록하며 관측 이래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던 당시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이다.

미세먼지 농도 악화의 원인은 ‘대기정체’다. 바람이 불지 않아 국내외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빠져나가지 못하고 축적되고 있다. 여기에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되며 서쪽지역에서 미세먼지 농도는 계속 악화될 전망이다. ‘삼한사미(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의 법칙에 따르면 5일은 미세먼지가 걷혀야 하지만 최악의 대기 상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환경부는 “5일 수도권·강원영서·충청권·광주·전북은 ‘매우나쁨’, 그 밖의 권역은 ‘나쁨’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대기 예보 등급이 ‘매우나쁨’ 수준일 때 장시간 무리한 실외활동을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나 노인, 폐질환자 등 민감군의 경우 가급적 실내활동만 하고 실외활동 시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권장된다. 오는 6일까지 대기 정체가 이어지며 최악의 대기 상태가 해소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이틀 뒤 예보는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 환경부는 매일 오후 5시에 이틀 뒤의 미세먼지 예보를 공개한다.

강문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