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서 투수 전향…150㎞ 강속구’ 하재훈, 해외 유턴파 성공신화 쓸까?

입력 2019-03-04 08:47 수정 2019-03-04 10:23

SK 와이번스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선수 중 한 명이 하재훈(29)이다. 야수가 아닌 투수로서다. 연신 구속 150㎞가 넘는 공을 뿌려대고 있다. 아직 제구는 가다듬어지지 않았지만, 점점 경쟁력을 갖춰 나가고 있다. SK로서는 훌륭한 불펜 자원 한 명을 확보한 셈이다.

하재훈의 투구에는 절박함이 묻어난다. 마산 용마고 재학 시절 포수와 외야수로 활동했다. 2008년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미국 생활을 했다. 트리플A까지 올라갔지만,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한때 투수 전향도 해봤지만, 결국 2015년 시즌을 끝으로 미국을 떠났다.

2016년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 삭스에서 뛰다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즈와 계약을 맺기도 했다. 2018년 9월 2차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16순위로 SK에 지명됐다. 지명 당시 포지션은 외야수였다.

SK는 그에게 투수를 제안했고, 이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스프링캠프에서 투수 하재훈으로 거듭나고 있다. SK는 추격조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터프한 상황보다는 편안한 상황에서 공을 던지게 하며 자신감을 키워준다는 계산이다. 조급하게 투입하기보다는 투수로서의 경험을 쌓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물론 연투 방지 등 다양한 관리 속에 하재훈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하재훈의 연봉은 2700만원이다. 한국 나이로는 벌써 30세다. 미국과 일본을 돌아 어렵게 자리잡은 KBO리그인 만큼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다. KT 위즈 이대은(30)과 삼성 라이온즈 이학주(29)보다 주목도가 떨어지지만, 또 한 명의 해외 유턴파의 KBO 생존기를 지켜볼만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