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손흥민, 벤투는 뽑을까

입력 2019-03-04 06:00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이 2일(한국시간)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볼을 몰고 전진하고 있다. AP뉴시스

손흥민의 몸 상태가 심상찮다. 4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며 절정의 골 감각을 이어가다 최근 3경기 연속 부진 속에 침묵했다. 스프린트 횟수도 부쩍 줄었다. 소속팀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도 손흥민의 침묵과 함께 최근 3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 선두 맨체스터 시티(승점 71)와도 승점이 10점 차로 벌어지며 프리미어리그 우승경쟁도 사실상 끝났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손흥민 선발을 놓고 고민을 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벤투 감독은 오는 11일 3월 A매치에 나설 23명의 정예요원을 발표해 18일 호출한다. 오는 22일과 26일 차례로 맞붙을 남미의 강호 볼리비아, 콜롬비아와의 2연전을 위해서다.

손흥민은 그간 쉴 새 없이 뛰었다. 2019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에서 복귀한 직후 토트넘의 모든 경기를 소화했다. 지난 1월 31일(이하 한국시간) 왓포드전을 시작으로 7경기 동안 단 한 번도 쉬지 못했다. 팀 내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하는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한동안 전력에서 이탈한 터라 휴식은 허락되지 않았다.

오는 6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인 도르트문트전과 10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우샘프턴전도 출격 가능성이 크다. 모두 원정 경기다. 만일 벤투 감독이 3월 A매치에 손흥민을 뽑아 든다면 아시안컵 이후 40여 일 만에 9경기를 소화하고 달려오는 셈이다.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이 2일(한국시간)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득점 기회를 놓치고 아쉬워 하고 있다. AP뉴시스

벤투 감독은 가능한 모든 경기에서 손흥민을 기용해왔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손흥민이 뛰지 않았던 경기는 지난해 11월 A매치와 아시안컵 조별리그 두 경기뿐이다. 차출하지 않기로 토트넘과 합의했던 터라 부르고 싶어도 부를 수 없었다. 그만큼 대표팀에서 손흥민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중하다.

이번 시즌 손흥민의 흐름을 봤을 때 그가 숨 고르기를 필요로 함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해 11월 A매치 이후 활약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때의 휴식기는 손흥민에게 훌륭한 보약이 됐다. 이후 완벽하게 컨디션 회복에 성공하며 연일 골을 기록하는 등 절정의 활약을 이어갔다.

현재 토트넘은 손흥민뿐 아니라 선수단 전체적으로 체력적 과부하에 걸려 있다. 10경기도 채 남지 않은 시즌 후반기에 들어서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가올 A매치 휴식기가 반가운 이유는 그래서다. 10일 사우샘프턴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끝으로 잠깐의 A매치 휴식기에 돌입한다. 휴식기가 끝나면 다시금 빠듯한 일정에 들어선다.

하지만 주축 선수들이 자국 대표팀에 차출돼 또다시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면 휴식기의 의미는 사라진다.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을 바라보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의 마음도 간절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 결정은 결국 벤투 감독의 몫이다. 지친 손흥민을 뽑아 들지, 잠시 아껴둘지 그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된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