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롭게 거절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입력 2019-03-03 15:54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새벽기도부터 철야 예배까지 다른 나라의 사역자보다 많은 설교와 심방 등을 감당해야 한다. 외부 행사 등 교회 밖에서도 요청하는 일들도 있다. 시간과 체력은 한정돼 있는데 이 모든 것을 하겠다고 수락하면 탈진되기 쉽다. 어떻게 지혜로운 방법으로 거절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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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원장 백광훈·문선연)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목회자가)은혜롭게 거절하는 방법 5가지(5 Ways to Gracefully Say No)’를 소개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웨스트 파크 교회를 섬기는 찰스 스톤 목사의 글을 게재했다.

스톤 목사는 “일을 충분히 마칠 수 있는 것보다 시간이 더 많이 요구되는 상황에 직면한다”며 “많은 경우 ‘노’라고 대답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사람들을 실망하게 할 수 없으므로 종종 ‘예스’라고 대답하고 나중에 후회한다”고 밝혔다.

먼저 정중히 거절하는 지혜는 ‘노’란 단어를 쓰지 않고 거절하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는 거절이라는 말이 너무 강경하게 들릴 수 있다. 때때로 비슷한 다른 어구를 써서 대답을 순화시키지만, 여전히 거절이라는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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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방법은 대답하기 전 몇 초간 생각해보는 것이다. 스톤 목사는 “거절이든 승낙이든 상관없이 이 잠깐의 정지가 대답을 다시 구성하는 시간을 마련해 줄 것”이라며 “승낙한다면 잠깐의 정지가 포기해야 하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시간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세 번째는 솔직히 어떻게 대답할지 확실치 않으면 대답을 미루는 것이다. 질문에 대한 답을 결정하기 전 시간을 더 가져야 하는 때도 있다. 그럴 땐 지금은 대답할 수 없지만, 일정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 더 생각해보겠다고 알려야 한다. 정말 거절하게 되면 찬성과 반대를 고려하고 정중한 거절의 틀을 짤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

네 번째는 상대방이 무언가를 요청할 때 이메일로 보내도록 한다. 스톤 목사는 “누군가 바로 그 자리에서 결정하게 해서 잠재적으로 자신에게 책임을 지워 거절을 못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며 “저는 종종 이들에게 이메일을 써 달라고 한다. 사람들은 이메일로 잘 안 보내는데, 이럴 땐 자연스러운 거절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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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는 단순히 그리고 친절하게 ‘노’라고 말하고 이유도 설명하는 것이다. 때론 바로 거절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럴 땐 단호하지만 정중한 거절이 적합하다. 스톤 목사는 “거절했어야 하는 상황에서 수락하면 후회의 감정은 훨씬 더 오래갈 것”이라며 “지금 집중해야 하는 시간이 또 있을지라도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백광훈 문선연 원장은 “목회자가 시간에 쫓기면 결국 설교에도 차질이 생기고 분주한 가운데서 좋은 영의 양식을 제공하기 어렵다”며 “상황과 상대에 따라 다양한 거절 유형을 익히는 지혜와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