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 아시안컵 실패 이후 벤투에게 던진 메시지

입력 2019-03-03 18:00
지동원이 2일(한국시간) 2018-2019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 득점을 터뜨리고 있다. AP뉴시스

지동원이 소속팀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3월 A매치 명단 발표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지동원은 2일(한국시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2018-2019 독일 분데스리가 24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24분 선제골에 이어 후반 22분 추가 골까지 멀티 골을 터뜨렸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지동원의 활약 덕에 2대 1로 승리하며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도르트문트를 격침했다. 5개월여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던 지난달 16일 바이에른 뮌헨전(2대 3패) 이후 보름여만의 득점이다.

지동원의 대표팀 선발에 대해 여론은 싸늘했다. 지난 2019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의 실패 때문이다. 당시 그는 황의조와 함께 두 명의 공격수(FW) 중 한명으로 선택되며 벤투호에 탑승했다. 황의조의 백업 요원으로 나섰으나 제 몫을 다 해내지 못했다. 첫 레이스의 시작이었던 조별리그 필리핀전 이후 전 경기 그라운드를 밟았으나 단 한 번의 공격 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하며 연일 고개를 숙였다.

득점하지 못한 것뿐만이 아니었다. 한국과 맞붙은 아시아팀들은 대부분 ‘공격 대 공격’ 맞불 놓기를 꺼려 잔뜩 라인을 내려 수비에 치중했다. 골이 아니더라도 이들의 수비를 분산시키고 유기적인 측면 움직임을 가져가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교체 카드로서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역할도 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파울루 벤투 감독의 지동원 선발은 실패였다.

이제 벤투 감독의 선택만이 남았다. 아시안컵 때와 달리 선택폭이 넓어졌다. 최근 프랑스 디종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는 권창훈도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지난 아시안컵에선 함께하지 못했지만 석현준과 나상호 역시 유력하다.

한국 대표팀 공격수 지동원이 지난 1월 2019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 16강전에서 바레인을 꺾은 뒤 손흥민과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황의조는 여전히 최전방 스트라이커 첫 옵션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벤투 감독은 그간 A매치를 치르며 대부분 두 명의 스트라이커를 활용했다. 황의조가 선발로 나서고 제2 옵션 공격수를 통해 다양한 공격루트 모색에 나섰다. 황의조의 가장 큰 장기는 적극적인 빈 공간 침투와 슛 찬스가 열릴 때 지체하지 않는 과감한 슛이다. 공격루트의 다변화를 위해서라도 황의조와는 다른 성격의 스트라이커가 필요하다.

최종적으로 벤투 감독의 눈에 든 공격수가 누가 될지는 조만간 알 수 있다. 벤투 감독은 오는 11일 소집 명단을 발표하고 18일 선수들을 부를 예정이다. 지동원에게 아시안컵 실패를 만회할 기회를 줄지는 벤투 감독의 선택에 달렸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