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모두가 지쳤다. 손흥민도, 에릭센도, 윙백도…

입력 2019-03-03 13:11 수정 2019-03-03 14:58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이 2일(한국시간) 아스널과의 2018-2019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볼을 몰고 전진하고 있다. AP뉴시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가 또다시 승리를 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2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9시 30분 잉글랜드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서 1대 1로 비겼다.

마지막 승리를 거둔지 벌써 보름이 넘게 지났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이 펼쳐졌던 지난 14일 도르트문트전(3대 0승) 이후 3연속 승리가 없다. 번리와 첼시에게 연달아 패한 이후 이번에도 승리하지 못했다.

이날 시즌 첫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61을 기록, 선두 맨체스터 시티(승점 71)와의 격차는 이제 10점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리버풀(승점 69)이 4일 에버턴을 잡아낸다면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아직 9경기가 남아있는 만큼 우승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하지만 이것은 산술적인 경우의 수일 뿐, 3경기 연속 발목을 잡히며 현실적으로 우승경쟁에는 마침표를 찍었다.

토트넘 수비수 대니 로즈가 2일(한국시간) 2018-2019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헨리크 미키타리안과 볼 경합을 펼치고 있다. AP뉴시스

선수단 전체적으로 체력적 과부하에 걸리며 탈이 난 정황이다. 토트넘이 무승의 늪에 빠진 시점이 핵심 선수로 기용돼왔던 크리스티안 에릭센, 손흥민의 부진과 정확하게 맞물린다. 윙백들의 저조해진 활약 역시 마찬가지다. 서지 오리에와 키에런 트리피어, 대니 로즈와 벤 데이비스가 모두 동반 부진을 겪고 있다.

특히 이날 로즈의 활약은 가히 최악이라 할 만했다. 아스널 수비수 시코드란 무스타피의 적극적인 봉쇄에 발을 묶이며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양쪽 풀백들이 공격상황에서 빠르게 오버래핑해 활발한 측면 공격을 이어가며 중앙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해리 케인과 손흥민에게 조금이나마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 이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하며 측면이 무뎌지다 보니 전방에 머무는 케인과 손흥민의 파괴력 역시 부쩍 약해졌다. 토트넘이 3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동안 손흥민은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토트넘의 스리톱은 서로 간의 간격이 상당히 좁다. 상대 수비수들에게 강력히 전방압박을 넣기 위함인데 이를 위해선 풀백들이 측면에서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 풀백들이 부진하다 보니 케인과 손흥민 같은 공격수 역시 연쇄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에릭센의 경우는 손흥민이 2019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으로 떠났을 때도, 케인과 델레 알리가 부상으로 신음하던 때도 모두 자리를 지키며 홀로 중원에서 싸워왔다. 얇은 선수단을 후반기까지 가동하다 보니 찾아온 필연적 결과다.

불행 중 다행으로 3월 예정된 경기는 많지 않다. 오늘 6일 도르트문트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치른 후 10일 사우샘프턴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끝으로 A매치 휴식기에 돌입한다. 토트넘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휴식기다. 막판 반등을 위해서는 잠시 쉬어가야 한다.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을 바라보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마음이 간절할 수밖에 없을 듯 보인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