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진핑 안만나고 평양 직행할 듯…전용열차 최단노선 북상 중

입력 2019-03-03 12:1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방문일정을 마치고 2일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해 평양행 전용 열차에 오르기 전 환송 인파에 인사하고 있다.AP뉴시스

베트남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 열차가 베이징을 들르지 않고 곧바로 평양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는 전날 베트남 동당역을 출발해 광시장족자치구 난닝에서 잠시 정비를 한뒤 3일 오전 오전 9시쯤(현지시간) 후난성 창사를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저우를 거치지 않는 최단거리 노선이다.

북·중 접경인 단둥의 통제 상황이나 철로 주변 공사 중단 시기 등으로 미뤄 김 위원장 열차는 4일 밤이나 5일 새벽쯤 북중 접경지역인 단둥을 통과해 북한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중조우의교를 내려다볼 수 있는 중롄 호텔은 4일 투숙, 5일 퇴실하는 예약을 받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은 또 최근 통지문을 통해 스자좡, 톈진, 산하이관으로 이어지는 철로에 대해 4일 오후 1시까지 모든 주변 공사 중단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노선을 이용하면 베이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북상하는 루트를 거치게 된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열차는 베트남을 방문할 때의 거쳤던 최단 거리 노선을 그대로 거슬러 평양으로 돌아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귀국길에도 베트남에서 북한까지 3800㎞가 넘는 구간을 60시간 이상 달려 돌아가는 셈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남에 따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나지 않고 우선 귀국해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회담 결과가 좋았다면 시 주석과 만나 내용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모양새를 취하겠지만 빈손으로 만나봐야 서로 입장만 난처하고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은 3일부터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가 시작되고, 이 기간에는 외부 인사를 만나지 않는 관례도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이 방향을 틀어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만날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