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만에 사라진 독수리훈련, 키리졸브는 ‘동맹’으로 명칭 변경

입력 2019-03-03 12:04 수정 2019-03-03 18:35
한·미 양국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키리졸브연습(KR:Key Resolve)과 독수리훈련(FE:Foal Eagle)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독수리훈련과 키리졸브연습은 이 명칭이 쓰인 지 각각 44년, 11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한·미 군 당국은 키리졸브연습과 독수리훈련이라는 명칭을 앞으로 쓰지 않기로 했으며, 키리졸브연습 명칭을 ‘동맹(alliance)’연습으로 바꾸기로 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됐지만 협상 동력을 살려가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북한이 대북 적대시 정책이라고 강력 반발했던 한·미 연합 군사훈련 명칭을 바꾸고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 장관 대행은 2일 오후 10시부터 45분간 전화통화를 하고 이 같은 방안을 협의했다. 국방부는 3일 “양 장관은 한국 합참의장과 주한미군사령관이 건의한 연합연습 및 훈련에 대한 동맹의 결정을 검토하고 승인했으며, 한·미 국방당국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키리졸브연습과 독수리 훈련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양 장관은 어떠한 안보 도전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한·미 연합군의 연합방위태세를 지속적으로 보장해 나간다는 안보 공약을 재확인하고, 새로이 마련된 연합 지휘소 연습과 조정된 야외기동훈련 방식을 통해 군사대비태세를 확고하게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독수리훈련은 명칭이 사라지는 대신 연중 대대급 훈련으로 대체된다. 키리졸브는 이름이 ‘동맹’으로 바뀌지만, 한·미 연합 지휘소 연습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국방부는 또 “정 장관과 섀너핸 장관 대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평가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한 향후 공조방안과 연합준비태세 유지를 위한 조치들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섀너핸 장관 대행은 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했으며, 정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표명하면서 금번 회담 결과를 바탕으로 북·미간 보다 활발한 대화를 지속해 갈 것을 기대했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과 섀너핸 대행은 가까운 시일 내 직접 만나 한·미 안보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한·미 군 당국은 2008년부터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의 지휘소연습(CPX)인 키리졸브연습 명칭을 사용해왔다. 실제 병력과 장비를 투입하는 야외기동훈련(FTX)인 독수리훈련은 1961년 한국군 단독 비정규전 훈련으로 처음 시작됐으며, 75년부터 FE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