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곽예남 할머니 별세

입력 2019-03-02 15:32
곽예남 할머니의 모습. 정의기억연대 제공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곽예남 할머니가 2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94세. 지난 1월 고(故) 김복동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 한 달 여 만이다.

정의기억연대에 따르면 전남 담양에서 태어난 곽 할머니는 1944년 만 19세의 나이로 일본군에 끌려갔다. 결혼한 지 몇 달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중국에 있는 위안소로 끌려간 곽 할머니는 1년 수개월 동안 갖은 고초를 겪었다.

일본의 패전으로 곽 할머니는 풀려났지만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중국에서 60여년을 지낸 곽 할머니는 2004년 국적을 회복하고 귀환해 가족과 극적으로 상봉했다. 부고를 전한 정의기억연대는 페이스북을 통해 “(할머니는) 어쩔 수 없이 중국에 머물면서도 고국의 국적을 버리지 못하고 힘든 생을 어렵게 버텨내셨지만, 결국 일본정부의 사죄 한마디 받지 못했다”며 “힘든 삶이었으나 온 힘을 다해서 살아내셨다”고 추모했다.

곽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이제 22명이 됐다.

고인의 빈소는 전주병원 장례식장 VIP실 별관 특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4일 오전 9시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