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내가 국가다”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네티즌들은 “짐이 곧 국가다”라고 발언했던 프랑스 루이 14세와 비교하며 조롱하고 있다.
일본 온라인 매체 리테라는 지난 28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노동통계 부정사건’ 관련해 현안 질의에 응하던 아베 총리가 “내가 국가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야당인 입헌민주당 소속 나카스마 아키라 의원이 “통계 문제를 가볍게 보지 않는 것이 좋다. 문제를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 국가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아베 총리는 “국가 위기를 물었는데, 내가 국가다”라고 답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총리에게 국가의 위기라는 심각한 발언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먼저 설명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냐”고 반박했다.
노동통계 부정사건은 2004년부터 일본 정부가 대기업 근로자 임금을 축소해 임금상승률을 잘못 계산해 고용보험금이 적게 지급된 통계 조각 스캔들이다. 이로 인해 아베 내각의 신뢰도는 금이 갔다. 그러나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고 오히려 집권 자민당은 아베 총리의 4연임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있냐는 질문에 자신이 국가라는 아베 총리의 답변은 장내를 술렁이게 만드는 데 충분했다. 이런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자 일본 네티즌들은 비난과 조롱을 이어갔다.
특히 프랑스 절대왕정 시대의 상징으로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며 ‘태양왕’이라고 불렸던 루이 14세의 ‘짐이 곧 국가다’라는 발언과 비슷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네티즌들은 “아베는 21세기 루이 14세다” “일본 국회에서 루이 14세가 재현됐다” “독재 선언을 이렇게 하다니…” 등의 조롱이 이어졌다.
노동통계 부정사건과 관련된 아베 총리의 부적절한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6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한 아베 총리는 국민민주당의 아다치 신야 의원이 특별감찰위원회의 보고서를 읽었냐고 묻자 “읽지 않았다. 비서관에게 개요만 보고 받았다”고 답했다.
아다치 의원은 “TV를 보고 있는 국민이 큰 충격을 받았을 것 같다. 중요한 일인데 안타깝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러자 아베 총리는 “총리는 삼라만상 모든 것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 아베 총리는 “매일 다양한 보고서가 올라오기 때문에 정독할 형편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일본 네티즌들은 ‘#삼라만상담당대신’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조롱을 이어갔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