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 실망했냐”는 질문에 최선희가 내놓은 답변

입력 2019-03-02 07:05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 측이 굉장히 비협조적이고 사리가 맞지 않는다”며 “미국과 계속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회의적인 입장을 전했다. 최 부상은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에 대해 실망했다기보다 미국식 계산법에 의아해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세계일보는 1일 오후 2시 30분쯤 김 위원장이 응우옌푸쫑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양자 회담을 위해 멜리아 호텔에서 출발하기 전 최 부상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고 보도했다. 최 부상은 이날 작심하고 미국의 협상 태도를 비판하며 협상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미국과의 대화를 계속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최 부상은 “지금으로선 해야 하나 싶다”며 “우리가 했던 그 요구사항들이 해결된다면야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이번 회담에서 보니 이런 회담을 계속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 측이 굉장히 비협조적이었다. 사리가 맞지 않아 우리가 좀 고민된다”고 한 최 부상은 “신년사부터 시작해 상응 조치 없으면 새로운 길 찾겠다는 입장을 표시했기 때문에 이제는 정말 뭐가 돼도 뭔가 돼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회담 결렬에 대해 실망했냐는 질문에 최 부상은 “실망보다 미국의 거래방식, 거래 계산법에 대해 굉장히 의아함을 느끼고 계시고 생각이 조금 달라지시는 그런 느낌”이라고 답했다.

최 부상은 북측이 요구한 제재 해제 품목이 광범위하다는 미국 고위 관리의 주장에 “왜 광범위한지 모르겠다”며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시험에 관한 제재였고 그런 행동 행해지지 않을 때에는 해제하게끔 결의돼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얘기한 것처럼 15개월 동안 중단하고 있는데도 유엔이 전혀 해제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부상은 이어 “미국이 오히려 미사일과 핵실험 중단은 물론 이를 폐기까지 해야 한다고 억지 주장을 해 왜 회담이 이렇게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아직 핵시설 전체를 폐기 대상으로 내놔본 역사가 없는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15개월 중지, 핵실험 중지 이외에 두 사안을 가지고도 응당 프로세스가 돼야 할 유엔 제재 결의들이 영변 핵 폐기를 해도 안 된다는 얘기니까 회담 계산법에 혼돈이 온다”고 했다.

한국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미국에 역할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우리가 설명을 충분히 못 해 이렇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최종적으로 미국의 입장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 우리도 입장을 더 고민해보고 회담 자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회담 결렬 이후 실무진의 대화가 있었냐는 질문에 최 부상은 “없었다”고 답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