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후 5시21분(한국시간·현지시간 3시21분) 베트남 하노이 숙소 멜리아 호텔 밖으로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협상이 결렬되고 26시간 만에 숙소에서 나온 김 위원장의 표정은 담담했다. 표정은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첫날 만찬장에서만큼 밝지도, 근심이나 불쾌감이 읽힐 만큼 어둡지도 않았다.
오후 5시26분 도착한 베트남 주석궁에서 북한 인공기와 베트남 금성홍기를 흔들며 맞이한 어린이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했고, 응웬 푸 쫑 베트남 주석으로부터 인사들을 소개받을 땐 웃었다. 쫑 주석과 의장대 사열을 받을 때는 진지한 표정이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이틀째인 전날 당초 예정된 일정을 모두 소화하지 않고 오후 3시25분(현지시간 오후 1시25분)쯤 베트남 하노이 소피아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을 빠져나갔다. 곧바로 멜리아 호텔로 직행했다.
그 이후부터 김 위원장의 26시간 행보는 확인되지 않았다. 세계 언론과 관광객이 멜리아 호텔 주변을 에워쌌지만 누구도 김 위원장의 ‘외출’을 포착하지 못했다. 북한 평양에서 특별열차로 출발한 지난 23일부터 꼬박 일주일을 보낸 여정의 피로감, 회담 결렬로 인한 스트레스는 김 위원장의 표정이나 행동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쫑 주석과 환영식을 마친 뒤 주석궁 안으로 들어갔다. 조부 김일성 전 주석의 베트남 방문 이후 55년 만에 성사된 북한·베트남 간 정상회담을 갖고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