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투쟁의 성지’ 충남지역에서도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열렸다.
충남도는 1일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3.1 운동 10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와 독립유공자, 광복회, 보훈관련 단체와 도민 등 3000여명이 참가한 이날 3.1절 기념행사는 독립선언서 낭독, 표창, 기념사 등이 진행됐다.
양 지사는 “우리는 지난 100년 새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넘는 나라이자 세계 12위권의 경제 대국, 케이팝(K-POP)과 영화·드라마를 전 세계인들이 즐길 수 있는 나라를 만들었다”며 “이제 우리는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100년을 향해 담대하게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3.1운동 정신의 진정한 완성은 남북의 완전한 통일에 있다”며 “우리가 겪은 수많은 현대사의 질곡이 바로 남북 분단으로부터 시작됐다. 이제 반목과 대결의 현대사를 거슬러 화합과 일치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충남이 3대 위기 극복을 통해 다진 국민 통합과 단결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반도 통일에 앞장서겠다”며 “정부와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국제공조의 큰 틀을 염두하며 실질적인 남북교류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양 지사는 이날 이준식 독립기념관장과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기념관 내 ‘3.1평화운동 충남 백년의집’을 공동 건립·운영하는 협약도 체결했다.
2023년 개관을 목표로 총사업비 350억원이 투입되는 백년의집은 연면적 5000㎡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조성되며 전시실과 대강당, 어린이박물관, ICT체험관, 디지털기록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대전에서는 과거 시청 대강당에서 실시하던 기념행사의 규모를 확대해 오전 11시15분 시청사 2층 로비에서 ‘제100주년 3.1절 기념식’을 개최했다.
애국지사, 기관·단체, 시민, 학생, 공무원 등 약 10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대전지역 유일 생존 애국지사인 정완진(92) 지사가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 이어 시립무용단의 3.1절 기념공연, 청소년 합창단의 3.1절 노래 제창에 이어 만세삼창이 진행됐다.
같은 시각 엑스포시민광장에서는 시민과 자전거동호인 등 1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100주년 3.1절 기념 자전거 대행진’이 열렸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기념사를 통해 “3.1만세운동은 외세의 억압으로부터 자유와 자주를 향한 외침이었으며, 우리나라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주체의식의 발로였다”며 “또 상해 임시정부 수립의 밑거름이 됐으며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 바로 3.1운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립과 함께 외세에 의해 우린 둘로 갈렸다. 그러나 3.1운동의 정신은 분단을 끝내라 요구하고 있다”며 “비록 어제 끝난 북·미정상회담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얻어내지는 못했지만, 한반도발 평화의 바람은 멈춰서는 안된다. 3.1운동의 정신은 남북화해와 평화공존의 이념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시는 세종호수공원에서 3.1절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춘희 시장과 독립유공자, 광복회 등 보훈단체 회원과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행사는 독립선언서 낭독, 독립유공자 표창, 기념사 순으로 진행됐다.
이 시장은 기념사를 통해 “자주독립을 위해 목숨 바치신 순국선열들께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한다”며 “선열들의 용기와 희생으로 이어진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은 미래를 열어갈 것을 다짐한다”고 했다.
3.1운동에 대한 평가에 대해 그는 “단순한 항일운동이 아니라 민족사와 세계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고, 무엇보다 우리 민족이 단단하게 하나로 뭉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특히 일제 강점기 주권과 인권을 훼손한 일본에 대해서는 ‘아직도 그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다’며 하루빨리 역사 앞에 사죄하는 용기를 내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시장은 “우리 민족이 3.1운동을 통해 독립을 쟁취했듯, 세종시도 위헌결정·백지화·수정안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하지만 시민의 힘으로 지켜냈다”면서 “시민주권특별시민으로서 자부심을 가슴에 새기고 시민주권의 새역사를 함께 써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