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개최된 제100주년 3·1운동 기념식에는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과 같은 인원수의 ‘국민대표 33인’이 무대에 등장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기념식에서 진관사 태극기를 따라 국민대표 33인과 무대에 올랐다. 행사를 주관한 행정안전부 측은 “국민대표 33인은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인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먼저 국민대표 33인에는 5부 요인이 포함됐다. 5부 요인은 국회의장과 대법원장, 국무총리, 헌법재판소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등 5개 헌법기관장을 뜻한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김명수 대법원장, 이낙연 총리,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권순일 중앙선관위원장이다.
동반 입장을 한 국민대표 33인 중에는 독립운동가였던 손병희 선생의 외증손자 나영의씨, 올해 100세가 된 임우철 애국지사, 해외 독립유공자 상훈 선생의 손자인 상재현씨 등이 포함됐다. 일본군에 강제 징집됐다가 탈출해 광복군에 합류했던 애국지사 김영관 선생도 무대에 올랐다. 김영관 선생은 올해 95세로 ‘마지막 광복군’으로 알려져 있다. 일제강점기 학우들과 비밀결사 혈맹단을 결성해 항일운동을 추진하다 옥고를 치른 승병일 애국지사도 함께했다. 승병일 애국지사는 이를 인정받아 2000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는 배우 이제훈씨와 손을 잡고 함께 무대에 올랐다. 이씨는 이용수 할머니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주연을 맡기도 했다. 또 드라마 ‘이몽’에서 비밀결사 ‘의열단’ 단장이었던 약산 김원봉 선생 역할로 분한 배우 유지태씨,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상화 선수도 함께 무대를 빛냈다.
1944년 아버지 대신 14세의 나이로 일본 가와사키 군수공장에 강제징용됐던 이성우(89)옹도 포함됐다. 이성우 옹은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며 아시아태평양전쟁희생자한국유족회 1000여명의 소송단을 꾸린 인물이다.
파독광부로 한국파독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우연 회장과 파독간호조무사위원회 조순례 위원장도 무대에 올랐다. 1992년 대통령선거감시단 활동 중 연행돼 고문으로 숨진 장현구 열사를 대신해 아버지인 장남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도 국민대표 33인에 포함됐다.
이 밖에도 3·1운동 중심이 됐던 보성고등학교와 이화여고 후배들도 국민대표 33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화학당은 독립운동가 12명을 배출한 학교로 유관순 열사 역시 이화학당 보통학교 3학년으로 입학한 후 1919년 3월 1일 친구들과 5인 결사대를 조직해 만세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