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30)은 지난해 KBO리그에서 가장 불운한 투수로 통했다. 잘 던졌지만, 승운이 지독히 따르지 않았던 투수였다.
구체적 내용을 조목조목 따져보면 이해가 된다. 윌슨은 지난해 26경기에 나왔다. 170이닝, 2632구를 던졌다. 게임당 6.54이닝을 던졌다. 게임당 101.2구를 꼬박 투구했다. 퀄리티스타트는 20차례였다. 두산 베어스 조쉬 린드블럼(32)의 21차례에 이어 공동 2위였다.
평균자책점은 3.07이었다. 이 또한 린드블럼의 2.88에 이어 2위였다. 피안타율은 0.247이었다. 리그 4위였다. 이닝당 출루 허용률은 1.14였다. 1.07의 린드블럼에 이어 2위다. 이닝당 투구수는 15.5구로 적당했다. 홈런도 11개밖에 맞지 않아 장타 허용도 많지 않았다. 완봉승을 따낸 4명의 투수 중 1명이다.
볼넷은 35개밖에 내주지 않았지만 삼진은 149개를 뽑아냈다. 볼넷 당 삼진 비율이 4.26이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투수 중 가장 높다.
윌슨은 승률 순위에서 빠져 있다. 10승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9승 4패다. 승률은 0.692다. 현재 순위를 고려하면 5위에 해당한다.
LG는 같은 9승을 거둔 헨리 소사(34)와는 재계약을 포기하고 윌슨과는 손을 잡았다. 총액은 80만 달러에서 150만 달러로 두 배 이상 뛰었다. 그만큼 기대치가 높다는 의미다.
LG는 올해 윌슨과 케이시 켈리(30)로 외국인 원투 펀치를 구성했다. 문제는 토종 선발진이다. 3선발인 차우찬(32)은 재활 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시즌 초반 빠져야 한다. 4선발은 임찬규(27)가 맡는다. 지난해 11승을 거두긴 했지만, 아직 물음표가 붙어 있다. LG 5선발 경쟁은 현재진행형이다. 거꾸로 뚜렷한 선수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기에 윌슨이 등판한 날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하는 LG다. 지난해와 같은 불운이 계속된다면, 후반기 대추락을 경험했던 지난해의 모습이 재현될 수도 있다. 윌슨의 호투를 지켜낼 수 있는 불펜은 물론이고, 상대적으로 약한 타선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