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나 급감하면서 석 달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6년 5~7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전체 수출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했던 반도체 수출 감소가 전체 수출을 끌어내렸다. 주요 수출국 중 하나인 중국 경기까지 둔화되면서 대중 수출도 17.4%나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월 수출이 395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445억2000만 달러보다 11.1% 감소했다고 1일 발표했다. 수출이 두 자릿수로 감소한 것은 지난 2016년 7월 이후 31개월 만이고 3개월 연속 하락한 것도 2016년 5~7월 이후 처음이다. 수출 급감을 예상했던 정부는 오는 4일 ‘수출 활력 제고 대책’을 발표하고 국내 기업들의 수출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수출이 줄어든 주요 원인은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의 급감 때문이었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으로 반도체 수출은 67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4.8% 감소한 것이다.
반도체 수출이 감소하면서 향후 수출 전망도 어둡다. 지난해 반도체는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22.1%(1267억1000만 달러)를 차지했다. 산업부는 글로벌 IT기업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줄인 데다 스마트폰 수요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고 수요도 줄었다고 진단했다.
이중 2월 평균 8기가바이트(GB) D램 가격은 5.8달러로 작년 2월(9.3달러)보다 37.6% 내렸다. 2월 평균 128Gb 낸드플래시 가격(5달러)도 1년 전(6.7달러)과 비교했을 때 25.4% 감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개수 단위로는 수출이 줄었지만 비트 단위로 계산하면 수출이 감소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반도체 단가가 회복되면 수출도 좋아질 것”이라며 “상저하고(上低下高) 추세에 따라 올해 하반기에는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석유화학제품과 석유제품 수출도 감소했다. 국제유가 상승에도 미국발 공급 물량 증가 영향을 받은 탓이 컸다. 석유화학제품 수출은 34억8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3% 줄었고 석유제품 수출은 28억55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 줄었다.
수출액은 줄었지만, 조업일수 감소와 지난해 2월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수출 여건은 개선되고 있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실제 올해 2월 일 평균 수출액은 20억8200만 달러로 전월(19억3000만 달러)보다 7.9% 늘었다. 또 2월 일 평균 수출액은 역대 2월 중 3위였지만 지난해 2월 수출이 2억8000만 달러로 역대 1위를 차지하면서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이는 착시효과를 줬다.
전기차와 바이오헬스, 2차전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신(新)수출성장동력이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자동차와 일반기계, 철강 등이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전기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4% 증가해 자동차 수출(28억8200만 달러)도 2.7% 늘었다. 바이오헬스(24.5%) OLED(7.9%) 등도 작년 2월보다 수출이 증가했다.
2월 수입은 364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6%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31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 2012년 2월부터 85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