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비상’ 숨 막히는 3·1절… 100년 전 그날 날씨는?

입력 2019-03-01 11:29
제 100주년 3.1절을 하루 앞둔 28일 오전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 태극기 광장에서 태극기들이 펄럭이고 있다. 뉴시스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1일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덮쳤다. 환경부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서울, 인천, 경기, 세종, 충남, 충북, 광주, 강원 영서 등 8개 시·도에서 초미세먼지(PM 2.5) 비상저감조치를 시행 중이다. 100년 전 3월 1일처럼 맑고 따뜻한 날씨지만 외출시에는 마스크를 반드시 챙겨야 한다.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서울의 일평균 초미세먼지(PM 2.5) 농도는 79㎍/㎥로 나타났다. 서울 양천구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최고 134㎍/㎥까지 치솟았다. ‘매우 나쁨’(76㎍/㎥ 이상) 수준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서울 외 지역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경기 98㎍/㎥ 세종 175㎍/㎥ 대전 158㎍/㎥ 광주 164㎍/㎥ 충북 148㎍/㎥ 충남 125㎍/㎥ 전북 156㎍/㎥ 전남 116㎍/㎥ 제주 103㎍/㎥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매우 나쁨’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야말로 ‘숨막히는’ 3·1절이다.

기상청은 “지난달 28일부터 국외에서 유입된 미세먼지에 대기 정체로 국내에 쌓인 미세먼지까지 더해져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전 권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세먼지만 아니라면 야외활동하기 좋은 날씨다. 이날 낮 최고 기온은 서울 12도, 인천 9도, 수원 13도, 춘천 14도, 강릉 13도, 청주 13도, 대전 14도, 전주 13도, 광주 14도, 대구 15도, 부산 16도, 제주 12도로 예상된다. 중국 산둥반도 부근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맑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뿌옇다. 뉴시스

100년 전 3월 1일 날씨는 어땠을까. 지난 28일 기상청이 배포한 3·1절 전후 기후 통계 분석자료에 따르면 1919년 3월 1일 전국은 대체로 맑으면서 구름이 조금 낀 날씨였다.

내륙지방은 최저기온이 영하로 내려간 곳도 있었으나 낮이 되면서 최고기온이 9.9도~19.3도까지 크게 올랐다. 19.3도를 기록한 곳은 부산이다. 부산은 관측을 시작한 1904년 4월9일 이래 가장 따뜻한 3월1일 기온을 보였다.

서울, 인천, 부산, 목포, 강릉, 대구, 전주 등 7개 기상관측 지점에서의 평균 기온은 7.7도였다. 1981년~2010년 평균보다 3.6도나 높은 수치다.

다소 강한 바람이 불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태극기를 휘날리기에 적합한 날씨였다는 의미다. 당시 강릉의 최대 풍속은 14.2m/s, 부산은 11m/s로 관측됐다. 강릉의 경우 이날 최대 풍속이 역대 3월 1일 풍속 중 3위를 기록했다.

1919년 2월 27일에는 전국이 흐리고 비가 내렸지만 이후 3월 1일까지 기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1일 다음날엔 다시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점에서 대체로 흐린 날씨가 관측됐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