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담판’ 결렬됐는데…日 정부 “납치 문제 거론됐다” 반색

입력 2019-02-28 19:51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도쿄서 국회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시정 연설에서 한국은 언급하지 않고 북한과의 관계 개선 등만을 언급했다. 총리관저가 사전 배포한 연설문을 보면 그간 아베 총리의 연설에 한국 관련 부분은 비중이 크든 작든 빠지지 않았지만 올해는 사라졌다. 뉴시스

북·미 정상의 ‘2차 핵 담판’이 결렬된 뒤 일본 측이 자국의 ‘납치 문제’가 회담에서 거론됐다며 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NHK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 간부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중단된 뒤 “일본 정부가 미국 측에 반복해 제기해온 납치문제가 의제로 다뤄졌다”고 말했다. 교도통신도 일본 정부 관계자가 북·미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가 거론됐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이 만난 1차 회담 때부터 일본인 납치 문제를 언급해왔다. 이를 두고 한반도 비핵화 논의에서 소외되며 이른바 ‘재팬패싱’ 논란이 불거지자 납치문제를 앞세워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할 때도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재차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납치문제를 중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하노이 담판’ 첫날인 27일에도 아베 총리는 연립여당인 공명당 대표와의 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를 언급했다. 28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납치문제를 틀림없이 전달할 것으로 확신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27일부터 이틀간의 북·미 정상회담에 돌입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협상을 끝내 중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으나 이번에 합의문에 서명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봤다”고 밝힌 뒤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즉시 귀국길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다음 달 2일까지 하노이에 체류하며 베트남 친선방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