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강조한 황교안, 첫 당직 인선은 ‘원조친박’ 한선교

입력 2019-02-28 19:07 수정 2019-02-28 19:19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8일 당 사무총장에 4선의 ‘원조 친박(친박근혜)’ 한선교 의원(사진)을 내정했다.

황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중립적인 분이 앞으로 팀을 이끌 수 있도록, 그런 관점에서 한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일단 내정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다음 달 4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한 의원 등에 대한 당직 인선을 의결할 예정이다.

아나운서 출신의 한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한국당 전신) 대표를 맡았던 17대 국회에서 당 대변인을 맡았던 원조 친박 인사로 꼽힌다. 박 전 대통령 동생인 박지만 EG회장과도 가까운 사이이지만, 2014년 청와대 문건 파동을 계기로 친박계 주류와는 거리를 둬왔다. 이번 전대에서는 전국위 의장과 전당대회 의장을 맡았다. 지난달 28일 황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전대 출마 자격이 있을 때 전국위 의장 자격으로 “출마 자격이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첫 인선에서부터 친박계로 꼽힌 한 의원을 사무총장에 인선한 것은 ‘통합’을 강조해온 언사와 맞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의 살림과 공천 관련 실무를 총괄 지원하는 사무총장 자리에 친박계를 인선하면서 친박계 공천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황 대표는 오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만 해도 “당 내부 통합과 더 나아가 넓은 통합까지 차근차근히 그러나 확실하게 이뤄가야 한다”며 ‘통합’을 당의 제1과제로 제시했다. 한 의원은 이와 관련해 “황 대표가 저를 친박으로 보지 않았다”면서 “저는 지난 2017년 원내대표 선거에서 중립지대 후보로 나왔던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경선 과정에서 친박 이미지가 씌워졌던 황 대표가 진정 보수 통합을 이뤄내려면 먼저 비박(비박근혜계) 세력을 끌어안고 당을 통합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