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이틀째 일정인 확대회담에서 미국보다 배석자를 1명 줄였다. 통역사를 제외하면 북한은 3명, 미국은 4명이 마주앉았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맞은편은 비워졌다. 볼턴 보좌관은 강경한 외교노선을 가진 ‘매파’로 분류된다.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 오전 9시50분(현지시간·한국시간 오전 11시50분)쯤 베트남 하노이 소피아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확대회담을 가졌다. 양측 정상의 단독회담과 업무 오찬 사이에 있는 가장 중요한 일정이다. 비핵화를 포함한 여러 의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통역사와 나란히 앉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볼턴 보좌관, 통역사와 동석했다. 볼턴 보좌관만 북한 측 카운터파트가 없었다. 볼턴 보좌관의 맞은편인 북한 측 좌석은 비워졌다.
볼턴 보좌관을 제외한 나머지 8명은 전날 만찬장의 원탁에 둘러앉아 편안하게 담소를 나눴다. 볼턴 보좌관을 배석시킨 트럼프 대통령, 그 앞을 비운 김 위원장의 의도가 주목된다. 미국의 대북정책에서 강경론을 펼치는 볼턴 보좌관을 북한 측에서 패싱(passing)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열린 제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리비아식 비핵화’와 ‘선(先) 핵포기, 후(後) 보상’을 언급해 북한의 신경을 자극했다. 북한 외무성의 ‘미국통’ 김계관 부상은 1차 회담을 한 달여 앞둔 그해 5월 16일 담화를 내고 “우리는 처참한 말로를 겪은 리비아와 다르다”고 반발했다. 볼턴 보좌관을 특별히 지목해 “그에 대한 거부감을 숨기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볼튼 보좌관은 천신만고 끝에 성사된 1차 회담의 확대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동행했다. 당시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폼페이오 장관, 볼턴 보좌관과 더불어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김 위원장의 배석자는 김 부위원장, 리 외무성, 리수용 노동당 외교담당 부위원장이었다. 당시 양측은 4대 4로 배석자의 균형을 맞췄다.
이날 확대회담에서 미국은 지난달 물러난 켈리 전 실장을 후임자인 멀베이니 실장으로만 교체해 변화를 크게 주지 않았다. 북한은 리 부위원장을 뺀 공백을 채우지 않아 큰 폭의 변화를 줬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