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통역 없이 알아듣고 ‘피식’ 웃은 김정은… 트럼프 발언은?

입력 2019-02-28 12:18 수정 2019-02-28 13:2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베트남 하노이 소피아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피식 웃었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아 감사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나왔을 때였다. 영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통역 없이 알아듣고 실시간으로 반응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베트남 하노이 소피아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둘째 날의 첫 일정으로 단독 회담에 앞선 모두발언을 가졌다. 양측 통역사만 배석해 기자들 앞에 나란히 앉았다. 김 위원장은 여기서 “훌륭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쌓은 신뢰, 북한의 경제적 잠재력과 밝은 미래를 강조한 뒤 ‘속도조절론’을 펼쳤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은 점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진지한 표정으로 경청하던 김 위원장은 이때 입꼬리를 살짝 올려 웃었다. 통역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우리말로 옮기기 전이었다.


김 위원장은 외국어에 능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1998~2000년 스위스 베른에서 유학하며 청소년기를 보내 다양한 언어를 익힐 기회가 있었다. 미국 프로농구 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이 ‘친구’를 자처하며 북한으로 찾아왔을 때 김 위원장은 나란히 앉아 경기를 관전하며 대화했다.

김 위원장은 정상외교의 관례에 따라 모국어를 사용하고 통역사의 말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전해 듣지만, 실시간으로 발언 내용을 이해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외국어 실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스위스 시사주간지 레브도는 “김 위원장이 유학생 시절에 영어·프랑스어·독일어를 익혔다”고 보도했지만,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영어 성적이 미흡해 보충수업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