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대신 배속김치(?)…간소하지만 조화로운 만찬 메뉴

입력 2019-02-28 04:46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저녁 식사로 시작됐다. 메뉴는 친교 만찬답게 미국과 북한의 음식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햄버거 협상’ 발언으로 관심을 끌었지만 만찬 메뉴에 햄버거는 등장하지 않았다. 다만 1차 북미 정상회담 오찬 메뉴보다는 간소화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베트남 하노이 소피아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함께 한 만찬 메뉴는 싸우전드아일랜드 드레싱과 아보카도 샐러드, 레몬과 허브를 곁들인 새우 칵테일과 마리네이드된 등심구이, 배속김치가 나왔다. 배속 김치는 배의 속살을 파내고 그 안에 김치를 넣은 것으로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 메뉴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디저트로는 바닐라 아이스트림을 곁들인 초콜릿 케이크와 곶감을 넣은 수정과가 동시에 제공됐다. 만찬 메뉴에 주류가 포함됐는지는 전해지지 않았다.

지난 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오찬 메뉴로 전채요리 4가지, 메인요리 4가지, 후식 3가지 등 모두 10종류의 음식이 준비됐던 점과 비교하면 확실히 간소화됐다. 당시 전채요리로는 아보카도 샐러드를 곁들인 새우칵테일, 꿀, 라임 드레싱을 뿌린 그린망고, 문어회, 오이선이 나왔고 감자와 삶은 브로콜리를 곁들인 소갈비, 새콤달콤한 소스를 뿌리 돼지 고기 튀김, 수제 XO칠리소스를 얹은 중국양저우식 볶음밥, 대구조림이 제공됐다. 후식도 다크초코릿 타르트 가나슈와 체리를 올린 하겐다즈 바닐라 아이스크림, 트로페즈 타르트 등이 올랐다.

2차 북미 정상회담 만찬엔 가짓수가 확실히 줄었지만 한식과 양식이 조화를 이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앞서 미국 CNN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만찬 담당 요리사들이 고전하고 있다면서 북한과 미국 양쪽, 특히 백악관 관리들이 만찬 메뉴를 ‘슈퍼 심플(매우 간소)’하게 계속 조정 중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7일 오후 7시(현지시각)에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메트로폴 호텔)에서 1시간45분간의 친교 만찬을 했다. 만찬은 작은 원탁에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왼쪽과 오른쪽에 나란히 앉았다. 이 자리엔 미국 측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북한 측에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함께했다. 두 정상 각각 옆에는 미국 측 통역을 맡은 이연향 국무부 통역 국장과 북측 통역자인 신혜영이 자리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