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거: 유관순 이야기’ 엔딩 크레딧까지 꼭 봐야하는 이유

입력 2019-02-27 22:30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의 한 장면.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를 선택한 관객이라면, 필히 엔딩 크레디트까지 봐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27일 개봉한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1919년 3·1 만세운동 후 세평도 안 되는 서대문 감옥 8호실 속, 영혼만은 누구보다 자유로웠던 유관순과 8호실 여성들의 1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 영화의 끄트머리에는 특별한 엔딩 크레디트가 삽입돼 여운을 더한다.

고아성 김새벽 김예은 정하담 등 서대문 감옥 여옥사 8호실의 배우들이 직접 부른 ‘석별의 정’이라는 노래가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다. 조민호 감독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관객들이 먹먹한 여운을 충분히 느낄 수 있기를 바랐고, 이를 잠시나마 서대문 감옥 안의 삶을 살아주었던 배우들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 엔딩곡은 일제강점기, 우리의 전통 가락이 일제에 의해 서구식 악보로 전환되기 이전에 불린 창법으로 만들어졌다. 장영규 음악감독이 민요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과 기존 자료를 다방면으로 고증하는 과정을 거쳐 고전 방식으로 복원해냈다. 새롭게 만든 악보와 연주방식으로 사운드를 구현해냈고, 배우들의 목소리를 통해 진정성 있는 울림으로 전했다.

엔딩곡과 함께 흐르는 실제 서대문 감옥 8호실 여성들의 사진들도 관객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열일곱 유관순의 모습과 함께 수원에서 30여명의 기생을 데리고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김향화, 개성 지역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권애라, 임신한 몸으로 만세를 외쳤던 임명애 등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인물들의 모습이 먹먹한 여운을 선사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