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등 김진태, ‘태극기 부대’ 등에 업었지만…

입력 2019-02-27 20:53 수정 2019-02-27 20:56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에서 오세훈, 김진태, 황교안 당 대표 후보자가 지지연설을 끝낸 후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뉴시스

태극기 부대의 열렬한 지지를 받던 김진태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가 3위에 머물렀다. 김 후보는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에서 모두 황교안 신임 당대표와 오세훈 후보에게 밀렸다.

27일 진행된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황 신임 당대표는 6만8713표, 득표율 50.0%로 당선됐다. 오 후보는 4만2653표로 31.1%를, 김 후보는 2만5924표로 18.9%를 각각 득표했다.

김 후보는 선거인단 투표 득표율 21.8%, 여론조사 득표율 12.1%를 기록했다. 친박·우파 색깔을 가장 적극적으로 내세우던 그였지만 결국 민심과 당심을 전부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태극기 세력의 지지가 실제 득표율로 이어지지 않았을뿐더러 5·18 폄훼 발언 여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5·18 망언 이후 여론과 당심은 한국당이 지나치게 우경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기류로 흘렀다.

김 후보는 당대표 후보자 연설에서도 “유공자 명단 공개가 망언이냐”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는 얘기만 했는데 왜 제명하라고 난리인 거냐”고 일각의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면서 “(5·18 망언으로) 여론조사 지지율이 떨어졌다는데, 좌파들은 지지도가 반 토막이 나도 꼼짝도 하지 않는다. 내부 총질을 하지 말자”고 결속을 강조했다.

앞서 정치 전문가들은 태극기 부대를 등에 업은 김 후보의 정치 행보가 결국 그의 한계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 의원의 정치적 기반은 확실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지형에서는 2~3% 정도 될 것으로 본다”며 “시간이 갈수록 지지층을 재생산할 가능성도 줄기 때문에 정치인으로서의 입지를 확대하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양승함 연세대 명예교수도 “이번 5·18 망언 등으로 전반적인 여론이 우경화는 막아야 한다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며 “그렇게 되면 김 의원 정치 미래도 곧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고 했다.

오세훈 후보는 낙선한 뒤 백 브리핑에서 “아마도 많은 당원동지 여러분이 이번 전당대회를 겪으면서 지나치게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당의 모습 때문에 속앓이를 한 것 같다”며 “그분들의 걱정을 가슴에 새기고 우리 당이 더욱더 국민 마음속으로 들어가도록 책임감을 갖겠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