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경기고 수재에서 공안검사, 장관·총리 거쳐 제1야당 대표

입력 2019-02-27 20:11 수정 2019-02-27 20:20
뉴시스

황교안 전 총리가 자유한국당 입당 43일 만에 신임 당 대표에 당선됐다. 박근혜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였던 그는 박 전 대통령 탄핵 후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낸 지 1년 9개월 만에 제1야당 대표가 됐다. 임기는 2년으로 2020년 실시되는 21대 국회의원 총선 공천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황 신임대표는 27일 경기도 고양 일산킨텍스에서 열린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선거인단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 총 6만8713표(%)를 얻어 신임 당 대표에 뽑혔다. 2위는 4만2653표를 받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차지했고, 김진태 의원은 2만5924표를 얻어 3위에 그쳤다.

황 신임대표는 당대표에 선출된 뒤 “국민의 간절한 염원을 두 손에 받아 들었다. 새로운 정치로 반드시 보답하겠다”며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 국민과 나라를 지키는 치열한 전투를 시작하겠다. 2022년 정권 교체를 향해 승리의 대장정을 출발하겠다. 혁신의 깃발을 더욱 높이 올리고 자유우파의 대통합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난 황 대표는 경기고등학교 72회 졸업생이다. 동문으로는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고(故) 노회찬 의원 등이 있다.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한 그는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로 임관했다. 사법연수원 13기로 1983년 청주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황 대표는 ‘미스터 국가보안법’이라 불릴 정도로 검찰 내 대표적인 ‘공안통’이다. 대검 공안 1·3과장과 서울지검 공안 2부장, 서울중앙지검 2차장을 지냈다. 그는 칼(KAL) 폭파사건, 임수경 밀입북 사건, 2005년 안기부 X파일 사건, 국정원의 한나라당 도청의혹 등 굵직한 공안 사건을 담당했다. 1998년 공안수사의 지침서라고 불리는 ‘국가보안법 해설’이라는 책을 펴냈다.

그의 공안 경력은 노무현정부에서는 약점이 됐다. 검찰 내 최고 요직으로 꼽히는 서울중앙지검 2차장을 지내고도 검사장 승진에서 배제됐고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에서야 동기 중에 늦깎이로 검사장이 됐다.

황 대표는 2011년 부산고검장을 마지막으로 검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2013년 1월까지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고문변호사로 활동했다.

2013년 2월 박근혜정부의 첫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뒤 승승장구했다. 그해 3월부터 2015년 국무총리로 내정되기 전까지 법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법무부 장관 재직 당시에는 이석기 내란음모사건과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을 총괄 지휘했다.

그는 2015년 6월 제44대 국무총리로 취임해 박 전 대통령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그의 충실함을 높이 평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2016년 12월 박 전 대통령 탄핵 소추가 가결되자 2017년 5월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2017년 3월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총리 퇴임 이후 그는 야인으로 지냈다. 하지만 지지율은 굳건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층 지지율 1위를 기록하며 보수야권을 중심으로 차기 대권주자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2018년 9월에서야 정치 입문을 선언했다. 당시 수필집인 ‘황교안의 답’을 출판하고 9월 출판기념회를 열면서 정치인으로의 삶을 다짐했다. 그는 지난달 15일 자유한국당 입당하고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보수층의 지지를 얻어 ‘황교안 대세론’을 굳히면서 ‘어대황’(어차피 대표는 황교안)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냈다.

황 대표는 부인 최지영씨와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