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왓포드의 헤라르드 데울로페우가 리오넬 메시에 대해 극찬하며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절을 회상했다.
데울로페우는 26일(한국시간) 스페인 라디오 프로그램 ‘엘 트랜지스터’에 출연해 과거 자신의 바르셀로나 시절에 대해 털어놓았다. 그는 “바르셀로나에서 보냈던 시간에 감사하다. 세계 최고의 팀이지만 성장을 위해 나의 길을 가야했다”며 출전 시간을 위해 팀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처지를 털어놨다.
팀 선배 메시도 빼놓지 않고 언급했다. 데울로페우는 “유소년 시절 내가 천재라고 생각했다. 훈련장에서 메시를 보기 전까진 그랬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어 “내가 한번 수박을 던지듯 메시에게 공을 건넸던 적이 있다. 곧바로 사과하기 위해 달려갔지만, 그는 놀라운 컨트롤로 볼을 잡아냈다”며 짧았던 추억을 회상했다. “메시는 정말 믿을 수 없는 선수다. 그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며 진심 어린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첼시에서 항명논란 중심에 서 있는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에 대해서도 말했다. 케파와 데울로페우는 같은 스페인 출신 동갑내기다. 팔은 안으로 굽는 것일까. 데울로페우는 케파의 편을 들었다. “케파는 정말 멋진 친구다. 소통 과정에서 감독과 오해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TV로 경기를 지켜보는데 너무 민망했다”며 동료를 향한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데울로페우는 유소년 시절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제2의 메시’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11세에 이미 13세 팀에서 뛰는 등 월반 능력을 보여준 그는 17세이던 2011년 일찍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데뷔전을 치르는 등 메시의 전철을 밟아나갔다.
바르셀로나 1군의 진입장벽은 높았다. 메시뿐 아니라 오스만 뎀벨레와 필리페 쿠티뉴 등 정상급 측면 공격수들이 차례로 영입됐고, 그가 설 자리는 없었다. 결국 에버턴(잉글랜드)와 세비야(스페인), AC밀란(이탈리아) 등 매년 임대를 전전하다 현재의 왓포드에 자리 잡게 됐다. 그는 지난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강제로 메시와 비교됐던 데 대한 심적인 부담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왓포드에서 제대로 기회를 받기 시작한 데울로페우는 다 피우지 못했던 기량을 만개 중이다. 지난 23일 카디프시티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서 3골을 몰아치며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팀도 데울로페우의 활약 덕에 5대 1 대승을 거뒀다. 데울로페우는 경기가 끝난 후 바르셀로나 복귀에 관한 질문에 “난 행복해지고 싶다. 모든 선수가 그렇듯 벤치에 앉아있는 것은 사절이다”며 은근하게 거절 의사를 드러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