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생방송 오늘 아침’이 여성과 남성 진행자 자리를 바꿔 앉았다. 보통 남성이 오른쪽, 여성이 왼쪽에 앉아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이 같은 방송 내 성역할 고정관념을 바꾸려는 시도에 박수가 쏟아지고 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임현주 아나운서는 26일 자신의 SNS에 “방송에서 작은 변화가 한 가지 있었다. 뉴스에서도, 교양 프로에서도 난 그동안 늘 왼쪽에 앉았다. (화면에선 오른쪽으로 보인다.)”며 “여자는 혹은 후배는 주로 왼쪽에 앉는 고정관념을 바꿔보자는 의견이 지난주 회의에서 함께 모아져 이렇게 바꿨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기존 남녀 아나운서 자리배치와 새롭게 바뀐 모습을 함께 게시했다. 사진 속 신동진 아나운서와 임현주 아나운서는 서로 자리를 맞바꿔 앉아있다.
임 아나운서는 이어 “옆 자리로 조금 이동했을 뿐인데 시선처리도, 카메라 보는 것도 처음엔 낯설게 느껴졌다”며 “컨텐츠에도 꾸준히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녀 아나운서 자리를 바꾸는 다음 단계의 변화는 남녀 진행자가 다루는 주제 불균형의 해소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지난 7일 국가인권위원회는 뉴스 앵커가 전하는 주제에도 성별 불균형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정치나 국방 등 다소 무거운 주제는 남성앵커가 소개하는 비율(55.8%)이, 가벼운 경제뉴스는 여성앵커가 소개하는 비율(63.3%)이 높게 나타났다. 아울러 시사토크 프로그램에서 남성 진행자 비율은 90%, 여성은 10%였고, 출연자(총 198명) 역시 여성은 21명(10.6%)에 불과했다.
인권위는 “시사토크 진행자와 출연자가 주로 남성이라는 점은 정치적이거나 시사적이고, 사회적인 문제는 주로 남성의 몫이라는 고정관념을 확대 재생산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