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사상 처음으로 1명 아래로 떨어졌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저치다. 출생아 수도 전년보다 3만900명 감소했다. 반면 사망자수는 약 30만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27일 ‘2018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서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98명이라고 밝혔다.
합계출산율이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앞으로 인구감소속도가 굉장히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의 합계출산율 평균은 지난 2016년 기준 1.68명이었다.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는 한 곳도 없었다. 2010년 대만이 0.90명으로 떨어졌지만 이후 1명 이상으로 출산율이 올라왔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粗)출생율도 6.4명으로 전년에 비해 0.6명(8.8%) 줄었다. 연령별 출산율을 보면 4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감소했다. 출산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30대 초반(30∼34세)이었다. 특히 20대 후반(25∼29세) 여성의 출산율은 30대 후반(35∼39세)보다 낮아졌다.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면서 출산 연령도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평균 출산연령은 32.8세로 전년보다 0.2세 상승했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의 비중은 31.8%로 전년보다 2.4% 포인트 높아졌다.
지역별로 보면 합계출산율이 높은 곳은 세종(1.57명), 전남(1.24명), 제주(1.22명) 순이었고 반대로 서울은 0.76명으로 가장 낮았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출생아 수도 32만6900명으로 전년 35만7800명보다 3만900명(8.6%) 감소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반면 작년 사망자 수는 29만8900명으로 전년보다 1만3400명(4.7%) 늘어나 지난 83년 통계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인구 고령화와 겨울 한파로 1월(21.9%)과 2월(9.3%) 사망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
사망자는 늘어나는데 출생아는 급감하면서 지난해 인구 자연증가 규모는 2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4만4000명 감소했다. 자연증가 규모는 출생자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것이다.
경기(2만8000명)와 서울(1만3000명) 등 9개 시도는 자연증가했지만 경북과 전남은 각각 6000명씩 자연감소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