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온다던 ‘매파’ 볼턴 하노이 깜짝 등장…협상 적신호?

입력 2019-02-26 21:2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차 북·미정상회담 수행원 명단에서 빠졌던 ‘북핵 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26일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했다.

현지언론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볼턴 보좌관은 이날 오전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을 통해 베트남에 들어온 뒤 JW메리어트호텔에 짐을 푼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백악관 풀 기자단이 공개한 북·미회담 미국 측 수행원 명단에는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과 사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 스티븐 밀러 선임고문, 댄 스커비노 소셜미디어 국장, 데릭 라이언스 선임비서관 대행, 찰스 쿠퍼만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열린 1차 북·미회담에 배석했던 볼턴 보좌관의 이름은 명단에 보이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베네수엘라 사태를 감안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볼턴 보좌관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 북측을 배려한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볼턴은 1차 북·미회담 전 북핵의 완전한 선폐기를 의미하는 ‘리비아식 해법’을 주장했다가 북측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하지만 그가 하노이에 도착한 것이 확인된 만큼 향후 북·미 정상회담 협상 과정에 막판까지 진통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언론들은 볼턴 보좌관이 핵폐기와 대북제재 완화를 단계적으로 주고받는 해법을 추진중인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입장에 반대해왔다고 보도했다. 북·미 양국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 신고·검증 및 폐기 합의하면 미국이 상응조치로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을 최우선으로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볼턴 보좌관이 정상회담 의제 협상 실무에 관여하더라도 만찬이나 정상회담 등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백악관 풀 기자단은 양국 정상이 27일 저녁 간단한 단독회담 및 환담에 이어 ‘친교 만찬’을 가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두 정상은 28일에도 단독 회담과 대표단이 배석하는 확대 회담 등 이번 회담에서 최소 5번 이상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