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미국의 ‘정상회담 회의론’…“트럼프는 멍청이, 사랑에 빠진 10대같아”

입력 2019-02-26 17:39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주지사들과의 조찬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북미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 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역사적 성과를 과시하고 싶은 욕심이 큰 나머지 판단력을 상실하고 너무 많은 것을 양보할 것이라는 ‘퍼주기 논란’이 거세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의 제니퍼 루빈 칼럼니스트는 25일(현지시간) 칼럼을 통해 북한과의 협상에 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맹렬히 비난했다. 루빈은 “정보기관 책임자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참모들은 트럼프가 충동적으로 양보하지 않을까 조바심을 낸다”면서 “동맹국들도 트럼프가 쉽게 패배할 것이라고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는 북한 지도자와 ‘펜팔’로 맺은 관계에 힘입어 역사의 경로를 바꾸고 자신이 업적을 남길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김정은이 보낸 대여섯통의 편지에 흡족해하면서 짝사랑에 빠진 10대같이 굴고 있다”고 비꼬았다. 그는 또 “트럼프는 완전히 이용가치가 큰 멍청이이며, 최악인 것은 그걸 김정은도 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 대해서도 WP는 비난했다. 칼럼은 “중앙정보국(CIA) 국장 출신인 국무장관이라면 북한의 행동과 의도가 변하지 않을 것임을 알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에 매달려 협상 진전 상황에 대해 의회를 호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민주당 소속 에드 마키(매사추세츠) 상원의원 역시 전날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얻어내는 것보다 더 많이 내줄 수 있다”며 회의적인 발언을 했다. 마키 상원의원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1대1 회담을 희망하는 건 (그렇게 하면)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라며 “만약 우리 외교관이 북한과 1대1 협상을 벌인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계속해서 낙관적인 결과를 암시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는 하노이로 떠나기 직전까지도 “정말 대단한 정상회담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지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