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하노이까지 나른 ‘벤츠 풀만 가드’는 어떤 차?

입력 2019-02-26 15:56 수정 2019-02-26 16:0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미·북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26일 오전 특별열차 편으로 베트남 북부의 국경지대 동당 역에 도착한 뒤 승용차로 갈아타고 하노이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2차 북·미 정상회담 차 베트남을 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하노이까지 몸을 실을 차량으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00 풀만 가드(이하 벤츠 풀만 가드)’를 선택했다. 국내에서 시판조차 되지 않을만큼 고가를 자랑하는 초고급 방탄차량이다.

김 위원장은 26일 오전 랑선성 동당역에 전용열차를 타고 도착한 뒤 사열과 환영식을 마치고 10분 만에 역사를 빠져나와 검정색 벤츠 풀만 가드에 올라탔다. 북한 인공기와 베트남 금성홍기가 차량 앞에 달렸고 뒷좌석 문 중앙에는 북한 국무위를 상징하는 금색 표식이 붙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에도, 4·27 남북 정상회담 당시에도 같은 차량을 이용했다. 당시처럼 24일 도착했던 고려항공 수송기가 이 차량을 미리 실어날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김 위원장 도착 당일 현지에서는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에 차량이 실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 풀만 가드는 전장이 6.5m에 달하는 리무진 차량으로 국가 원수 등 지도층 인사들을 실어나를 때 자주 쓰이는 차종이다. ‘풀만’이란 내부 뒷좌석에서 4명이 마주볼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을 뜻하며 ‘가드’는 경호 용도라는 의미다.

이 차량은 일반적으로 특수방화처리와 내부 산소공급장치, 소방장치 등 특수기능을 갖췄다. 타이어가 터지더라도 시속 100㎞의 속도로 주행이 가능하다. 주문부터 제작까지 1년 정도 소요돼 연간 8~10대가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알만 방호가 되는 차량부터 폭탄 방호가 되는 차량까지 방탄 종류도 다양하다.

국내에서는 해당 차량을 판매하지 않는다. 경제매체 비지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메르세데스-벤츠 본사가 위치한 독일에서는 차량 시가가 일반적으로 약 18억원에 이르렀다. 다만 사양에 따라 가격 차이가 수억원을 넘는다.

김 위원장이 한국에서조차 구입할 수 없는 차량을 어떻게 구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메르세데스-벤츠를 생산하는 독일 다임러그룹 본사는 북한에 이 차량을 판매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우리는 그런 비도덕적인 집단(북한)에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면서 “김 위원장이 어떤 식으로 차량을 개조했는지 알 수 없어 성능을 단정지어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