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도착 임박해 호텔에서 쫓겨났다” 美 취재진 반응

입력 2019-02-26 14:12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을 하루 앞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특별열차를 타고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하노이 숙소인 멜리아호텔에서 미국 취재진이 짐을 빼게 됐다. 애초 백악관 기자들의 프레스센터가 이 호텔 7층에 차려질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변동되면서 김 위원장과의 ‘동거’가 무산됐다.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실은 26일 오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국 미디어 센터가 멜리아호텔에서 국제미디어센터(IMC)로 옮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호텔 측은 전날 “국가 정상의 방문에 따라 로비에 보안검색대를 설치한다”는 안내문을 전 객실에 비치했다. 김 위원장의 멜리아호텔 체류가 확실해지면서 미국 프레스센터의 장소 이동도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갑작스러운 통보를 접한 미국 취재진은 트위터로 상황을 공유했다. 한 기자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24시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미디어센터 장소 변경을 통보받았다”고 적었다. 다른 기자도 같은 내용을 전하며 “쫓겨났다”고 표현했다.



강하게 불만을 드러낸 기자도 있었다. CNN 소속의 한 기자는 “속보. 김정은이 차를 타고 하노이로 오고 있다. 미국 프레스센터가 옮겨진다는 통보를 (김 위원장의 도착이) 임박해서 들었다”며 “북한은 계속 요구사항을 제시하면서 그들 마음대로 하고 있다. 미국은 (정상회담 장소로) 다낭을 원했지만 북한은 하노이를 원했다. 다음은 무엇이냐”고 말했다.


트윗은 모두 한국시각 기준 이날 오전 10시 전후로 작성됐다.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가 베트남 북부 동당역에 입성한 것은 오전 10시13분쯤. 트윗과 불과 십여분 간격이다. 평양부터 베트남 동당역까지 66시간에 걸쳐 ‘열차 행군’을 한 김 위원장은 전용차를 타고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인 하노이로 이동했다. 이후 오후 1시(현지시각 오전 11시)쯤 멜리아호텔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의 공식적인 하노이 체류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다음 달 2일까지 머물 예정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동안 멜리아호텔 22층에서 지낼 예정이다. 현재 호텔 경비가 강화됐고 내부 엘리베이터 6대 중 1대는 일반 투숙객의 사용이 통제됐다.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 저녁 만찬을 시작으로 이틀간의 ‘핵 담판’에 돌입한다. 북·미 양자 간 종전선언이 합의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고, 뒤이어 남·북·미·중의 4자 평화협정 체결도 점쳐지고 있다. 북한은 이미 비핵화 조치로 ‘영변 핵시설 폐기’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