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으로 향하던 평양발 특별열차에서 잠시 내려 담배를 피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포착됐다. 김 위원장은 애연가로 알려졌다.
일본 TBS방송은 26일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난닝시의 한 기차역에서 촬영한 김 위원장과 일행의 휴식 장면을 방영했다. 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두 손으로 재떨이를 들고 김 위원장의 꽁초를 받았다. 김 제1부부장의 지근거리 수행 방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제1부부장은 그동안 김 위원장의 정상외교에서 비서실장 역할을 맡았다.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도 이 역에서 목격됐다. TBS는 영상을 오전 3시30분(이하 한국시간·중국 시간 오전 2시30분)쯤 촬영했으며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가 30분가량 정차한 뒤 다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난닝시는 중국 남부에 있다. 특별열차의 종착지인 베트남 동당과 가깝다. 특별열차는 오전 10시13분(베트남 시간 오전 8시13분) 동당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애연가로 유명하다. 그가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북한 매체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장소를 가리지도 않았다. 민생을 시찰한 학교·병원·지하철에서도, 홍수 피해를 입은 주민들 앞에서도, 미사일 발사 시험장에서도 그의 손에 담배가 들려 있거나 주변에 재떨이가 있었다.
부인 리설주 여사 앞에서도 예외를 두지 않았다. 리 여사와 함께 관람한 2015년 10월 청봉악단 공연장에서 김 위원장 앞 탁자 위에는 재떨이가 놓여 있었다.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전속 요리사였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는 회고록에서 “북한에 머물 때 김정은과 담배를 함께 피웠다. 김정은은 10대 중반부터 음주와 흡연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북한 최고권력자인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 안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해 휴식시간을 가졌을지는 미지수다.
김 위원장은 동당역에서 전용차량인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가드로 갈아타고 하노이로 이동했다. 이동경로에 있는 박닌성 옌퐁공단을 경유해 시찰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차량은 하노이로 직행했다. 김 위원장은 오후 1시(베트남 시간 오전 11시)쯤 하노이의 숙소인 멜리아호텔에 도착, 객실로 들어갔다.
김철오 기자, 하노이=권지혜 기자 kcopd@kmib.co.kr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