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서른 걸음 뛴 ‘방탄경호단’, 이번엔 11자 대형

입력 2019-02-26 11:21 수정 2019-08-30 10:53
북한 경호원 12명이 26일 베트남 북부 동당역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용차량을 에워싸고 있다. 동당=이상헌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탄 경호단’의 호위 속에서 베트남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경호원 12명은 김 위원장의 전용차량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가드를 둘러싸고 서른 걸음가량을 뛰었다.

김 위원장이 탑승한 평양발 특별열차는 26일 오전 8시13분(이하 현지시간·한국시간 오전 10시13분) 베트남 북부 동당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오전 8시22분 열차에서 내려 레드카펫을 밟았다. 경호원 12명과 전용차량은 그 사이에 역 앞으로 도착해 대기했다. 차량은 레드카펫의 끝에 정차했고, 경호원들은 그 주변을 에워쌌다.

김 위원장은 오전 8시24분 차량에 탑승했다. 이때만 해도 경호원 12명은 6명씩 2개 조로 나뉘어 차량의 측면을 가로막았다. 김 위원장은 차창을 내려 북한의 인공기와 베트남 국기 금성홍기를 흔드는 베트남 환영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차량은 오전 8시27분에 출발했다.




경호원 12명은 차량과 같은 속도로 서른 걸음가량을 달린 뒤 멈춰 후속 차량에 나눠 탑승했다. 이들은 남서쪽으로 약 170㎞ 거리인 하노이까지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경호에서는 그동안 보여줬던 ‘브이(V)’자가 아닌 차량의 양 측면만 가로막은 ‘11’자 대형으로 늘어섰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처음 만난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 남측지역,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던 같은 해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후방에 2명, 측면에 5명씩을 배치한 V자 대형으로 김 위원장의 차량을 에워싸고 뛰었다.

최근 국제사회의 정상외교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진풍경이지만 흐트러짐 없이 대형을 유지해 이목을 끌었다. 외신은 이들을 ‘러닝 보디가드(running bodyguard)’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선 K팝 그룹 방탄소년단의 팀명을 응용한 ‘방탄 경호단’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김 위원장의 경호는 북한 974부대와 963부대(호위사령부)가 책임진다. 호위사령부는 평양 모란봉구역 북대동에 본부를 두고 있다. 12만명의 대규모 병력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근접 경호는 974부대에서 맡고 있다. 차량을 둘러싸는 ‘방탄 경호단’은 이 부대 소속으로 추정된다. 974부대는 호위사령부와 다르게 수천명으로 구성된 최정예 부대다. 김 위원장의 지근거리에서 무기를 소지하고 경호하는 만큼 북한 노동당 지도부의 최고 엘리트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호위한 차량은 김 위원장이 그동안 정상외교에 사용했던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가드다. 소총, 수류탄, 화염방사기 공격을 견딜 수 있도록 개조된 리무진 버전이다. 화학테러에 대비해 산소공급기도 장착됐다. 타이어가 훼손돼도 시속 80㎞ 이상으로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철오 기자, 동당=이상헌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