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4위의 주인공은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부천 KEB하나은행이 리그 4위 자리를 두고 싸움 중인 수원 OK저축은행과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낚았다.
하나은행은 25일 경기도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시즌 여자프로농구(WKBL) 정규리그 7라운드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79대 72로 승리했다. 이로써 11승 20패를 기록한 5위 하나은행은 4위 OK저축은행(12승 20패)과의 승차를 0.5경기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하나은행은 4경기, OK저축은행은 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양 팀의 상대전적에선 OK저축은행이 4승 3패의 우위를 점해 승률이 같을 경우 높은 순위를 가져간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이날 승리를 따내면서 잔여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발판을 놓았다.
하나은행은 주축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쳤다. 슈터 강이슬이 24점(3점슛 4개) 9리바운드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가운데, 가드 신지현(17점 6어시스트)과 고아라(13점 3어시스트)도 제 몫을 했다. 외국인 선수 샤이엔 파커는 14점 13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써냈다. OK저축은행은 진안이 19점, 다미리스 단타스와 안혜지는 각각 18점과 14점을 올리며 분전했다.
양 팀은 경기 초반부터 화끈한 3점슛 퍼레이드를 펼치며 주도권 싸움을 벌였다. 하나은행은 신지현이 2개, 고아라와 강이슬이 1개씩의 3점포를 터뜨렸다. OK저축은행은 안혜지가 2개, 단타스와 조은주가 각각 1개의 3점슛을 넣었다. 하나은행이 1쿼터 24-20의 근소한 리드를 가져갔다. 포인트가드 신지현이 팀의 속공 전개와 2대2 플레이 등을 주도하며 빼어난 공격 조율을 보여줬다.
강이슬이 2쿼터 3점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러나 국내 선수만 투입된 터라 양 팀은 슛을 확실히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면서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였다. 하나은행은 쿼터 중반부터 투입된 신지현을 중심으로 빠른 공격을 펼쳐 다시 점수 차를 벌렸다. 1쿼터에 8점을 올린 신지현은 2쿼터에도 7점을 추가해 전반에만 15득점을 달성했다. 하나은행은 42-32로 10점 차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하나은행은 3쿼터 초반 더욱 달아났다. 파커와 강이슬의 연속 득점으로 46-32를 만들었다. 그러나 OK저축은행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단타스가 3점슛 2개를 곁들여 10점을 올리며 추격의 발판을 만들었다. 진안은 몸싸움에서의 우위를 앞세워 과감한 인사이드 플레이를 펼쳤고, 3쿼터에만 13점을 몰아쳤다. 하나은행이 리드를 지켜냈지만 격차는 60-55로 줄었다.
결국 경기 막판 외곽포가 터진 하나은행이 승리를 가져갔다. 하나은행은 4쿼터 들어 고아라가 2개, 강이슬이 1개의 3점슛을 추가하며 OK저축은행의 추격할 때마다 찬물을 끼얹었다. OK저축은행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끈질기게 따라붙었지만 하나은행의 한 박자 빠른 공격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게 아쉬웠다.
이환우 하나은행 감독은 “승부처에 선수들이 리바운드 하나라도 더 잡으려고 움직인 것이 우리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남은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하나은행은 이날 리바운드 숫자에서 41대 34로 OK저축은행에 앞섰다. 정상일 OK저축은행 감독은 “모든 기록에서 우리가 근소하게 뒤졌다. 4위 자리를 포기한 것이 아니기에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