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공통점, 노벨평화상에 대한 망상… 협상엔 긍정적일 것

입력 2019-02-25 20:46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22일 오후(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머물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 앞 건물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하는 그림이 걸려 있다. 뉴시스

북미 두 정상의 노벨평화상에 대한 ‘망상’이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니콜라스 크리스토프는 23일(현지시간) ‘트럼프-김의 노벨평화상에 대한 기다림(Waiting for the Trump-Kim Nobel Peace Prize)’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노벨평화상은 이들의 핵무기 거래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했다.

크리스토프는 칼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보아하니 그들은 각자의 거울을 들어 그 속에 비친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보고 있는 것 같다(Each apparently looks in the mirror and sees a Nobel Peace Prize winner)”고 했다.
각자 자신들이 노벨평화상을 탈 것이라 자신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여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과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일등공신”이라며 스스로를 칭찬했다. 최근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자신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지명했다며 자랑하기도 했다.

놀랍게도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은 김 위원장에게도 그대로 투영된다. 크리스토퍼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신화에 가까운 일화들은 그의 과도한 성취욕에서 비롯했다. 가령 처음 친 볼링은 완벽에 가까운 300점이 나왔고 운전은 세 살 때부터 시작했다. 골프도 일생에 한 번 하기도 어렵다는 홀인원을 다섯 번이나 했다. 노벨평화상 역시 그에게 성취감을 줄 에피소드 중 하나다.

크리스토퍼는 두 사람이 노벨평화상을 기대하는 것은 ‘망상’이라고 단언했다. 그리고 지도자들이 정상회의에서 망상에 빠지는 것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고 했다. 실제 미국 내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의식해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시키는 등의 성급한 약속을 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크리스토퍼는 좀 더 긍정적인 해석을 덧붙였다. 양쪽 모두 망상을 통해 더 많은 양보를 할 수 있고 힘든 평화 과정을 추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북한이 핵무기를 넘기지는 않더라도 전 세계의 외교 안보를 좀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긍정적 신호는 나타나고 있다고도 했다. 지난해 미국인이 중국을 통해 북한에 들어가려다 체포됐을 때도 북한은 그를 미국과의 교섭 카드로 투옥하기보다는 추방했다.

크리스토퍼는 또 성급하게 성과를 내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고 조언하면서도 2017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벼랑 끝 전술로 최악의 상황까지 갔었던 때를 상기시켰다.
그는 “만약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에 대한 환상적 모색을 위해 평화와 협상에 공을 들인다면 우리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라고 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