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패션을 선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위원장은 공식석상에서 옆머리를 바짝 친 특유의 올백 머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 언론은 이를 가리켜 ‘중력을 거스르는 사다리꼴 머리’라고 비유했다. 그런 김 위원장이 지난 23일 평양역에서 베트남으로 향하는 전용열차에 탈 때 보여준 헤어스타일은 머리에 헤어젤 등을 바르지 않고 앞머리를 살짝 내린 모습이었다. 장시간 열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만큼 편한 차림을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이 인민복과 양복 중 무엇을 입을지도 관심거리다. 그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회담에서는 검은색 인민복을 입었다. 당시 김 위원장이 양복을 택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들의 예상을 뒤집은 것이었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인민복은 정권 유지와 사회주의 체제 수호의 의지를 드러내는 상징으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 인민복 대신 양복을 선택하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도 김 위원장은 북한의 정체성을 한번 더 강조하는 차원에서 인민복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물론 김 위원장이 양복을 입고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일성 북한 주석은 1958년 11월 하노이를 방문했을 때 넥타이를 맨 양복 차림이었다.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를 타고 베트남으로 향하는 등 61년 전 김일성 주석의 행로를 밟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 방문 중에 양복을 입은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신년사를 발표할 때도 양복을 선택했다.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 화제 됐던 키높이 구두를 신을지도 관심 가는 대목이다. 키가 170㎝ 안팎인 것으로 추정되는 김 위원장은 1차 회담 때 자신보다 20㎝ 정도 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굽이 10㎝가 넘는 키높이 구두를 신었다. 덕분에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올려다보지 않아도 됐었다.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키높이 구두를 애용했다. 김정일 위원장도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을 만날 때 키높이 구두를 신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위원장은 “(내가) 난쟁이 똥자루 같지 않습네까?”라는 농담을 건넨 것으로도 유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하노이 정상회담에 정장 차림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차 회담 때 남색 정장을 입고 빨간색 넥타이를 맸었다. 당시 넥타이 색깔이 북한을 상징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