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스포츠협회 “2020년까지 시도체육회 가맹 지회 5개 세우겠다”

입력 2019-02-26 06:20

KeSPA 대학생 리더스 10기 발대식. 한국e스포츠협회

LCK 아레나. 라이엇 게임즈

한국e스포츠협회(회장 김영만)가 e스포츠의 정식 스포츠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인다. 선수등록제도 개정, 생활스포츠 활성화, 국제 경쟁력 강화 등을 큰 줄기로 대한체육회 재가입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간의 어려움을 딛고 얼마큼의 실천력을 보일지 이목을 끈다.

협회는 ‘경기단체로서 협회 기능 강화를 위한 2019년 액션플랜’을 25일 발표했다. 골자는 ▲선수등록제도 개정을 통한 선수 행정지원 강화 ▲선수들의 지위 향상과 대중 스포츠 진입 ▲한국 e스포츠의 국제 경쟁력 강화 등이다.

협회는 한국이 PC방을 바탕으로 풍부한 인적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포괄 육성할 수 있는 기초 시스템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동호인부터 프로까지 우수한 선수를 발굴하기 위한 일원화된 시스템과 체계적인 선수 관리를 통해 생활 e스포츠와 엘리트 선수양성의 균형 잡힌 행정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협회는 사문화됐던 ‘선수등록제도’를 개정하여 선수 행정지원을 재정비하고 선수 권익보호에 나설 계획이다. 등록 선수들을 대상으로 협회는 분쟁조정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법률자문, 비자발급, 실적 증명발급, 상금에 사업소득(3.3%) 세제 적용, 대학 진학 및 진로지원 등의 행정 서비스를 강화한다.

협회는 이 같은 체제 정비로 e스포츠 선수들이 전문 직업인으로서 혜택을 받는 동시에, 뚜렷한 직업적 목표의식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협회는 “산업적으로는 우수한 인재들을 체계적으로 발굴하는 기초시스템의 바탕을 만들고자 한다. 이러한 기반 구축을 통해 팬들도 한국의 우수한 선수들이 잘 정비된 시스템 내에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지켜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한 협회는 e스포츠 선수들이 단순히 게임만 잘하는 ‘게이머’가 아니라, 공정한 규칙 아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실력을 겨루는 ‘스포츠 선수’로서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인식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e스포츠가 한 시대를 이끄는 생활 밀착형 대중 스포츠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협회는 전국 시도체육회에 가맹된 시도지회를 연내에 3개 설립하고, 2020년까지 5개 설립을 완료함으로써 대한체육회 가맹자격을 획득∙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한체육회 가입탈퇴규정(2018년 7월 9일 개정)에 따르면 체육회 ‘인정단체’가 되기 위해선 3개 이상의 시도종목단체가 시도체육회에 가입되어 있어야 한다. ‘준회원’은 9개, ‘정회원’은 12개다. 단 아시안게임 종목은 1개, 올림픽종목은 4개의 시도종목단체가 필요하다.

협회는 전국적인 지회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새롭게 건립되는 지역 e스포츠 상설경기장들을 중심으로 지역별 e스포츠 허브를 구축함으로써, 생활 e스포츠의 활성화와 인재 양성이 이루어지도록 이끈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e스포츠 종목채택이 유력한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2024 파리 올림픽 등에도 대비하여 국가대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마지막으로 협회는 적극적인 국제 교류를 통해 산업적 기회를 확장하고, 한국 선수∙리그의 국제적 위상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한국 e스포츠의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선수 및 전문인력 양성기관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큰 만큼, KeSPA 아카데미 설립을 준비해 하반기에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협회 주관 대회인 ‘KeSPA CUP’의 종목 확대 및 글로벌화, 한∙중∙일 국가대항전 및 국제교류 캠프 개최 등을 병행하여, 한국 e스포츠 글로벌화를 통해 새로운 한류로서 선수 및 팬들에게 자부심을 고취한다는 계획이다.

김영만 회장은 “올 한 해는 협회가 본연의 기능을 되찾고, e스포츠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데 모든 노력을 집중하고자 한다”면서 “한국 e스포츠의 기둥 중 하나인 선수들이 바로 설 수 있도록 선수 관리 시스템을 정비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인식의 토대를 다지겠다”고 말했다.

또한 “더 나아가 세계 무대 속에서 선수∙팬들이 공감할 수 있는 한류 e스포츠의 힘을 키워갈 계획이다.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 속에서 한국 e스포츠가 주도권을 잃지 않게 기초체력을 다지는 데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응원과 지지를 부탁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e스포츠를 이끌어가는 팀∙선수∙관계자 및 e스포츠 팬들의 관심과 질책은 언제나 겸허히 받아들이고, 노력하는 협회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협회는 3월 초 총회 이후 본격적인 비전 실현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