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남부권 신공항 갈등 구도?…대구에서 반 가덕도 신공항 움직임

입력 2019-02-25 15:12
대구경북 하늘길살리기 운동본부 관계자들이 지난 23일 대구 한 식당에 모여 남부권 신공항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대구경북 하늘길살리기 운동본부 제공

대구에서 반 가덕도 신공항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남부권 신공항 밀양 유치를 추진했던 시민단체가 활동 중단 3년여 만에 가덕도 신공항 불가론을 펼치며 활동 재개를 선언했다.

‘대구경북 하늘길살리기 운동본부’(이하 하늘길운동본부)는 최근 모임을 갖고 “총선을 앞두고 남부권 신공항 문제가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하늘길운동본부는 2011년 1월 ‘영남권신공항 밀양유치 범시도민 결사추진위원회’로 출범한 시민단체로 2012년 2월 ‘남부권신공항 범시도민추진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해 활동하다 2016년 6월 박근혜 정부 당시 남부권 신공항의 김해공항 확장과 대구공항 통합이전 결정 후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이들이 3년여 만에 다시 활동을 재개한 것은 최근 부산의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움직임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부산에서 열린 지역경제인 오찬간담회에서 동남권신공항과 관련해 “만약 5개 광역자치단체의 생각이 다르면 총리실에서 검증 논의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오거돈 부산시장이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기정사실화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하늘길운동본부 관계자는 “부산시의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은 치밀한 로드맵과 전략 속에 진행돼 왔으며 부산시민들에게 가덕도 신공항은 철 지난 유행가가 아니라 최신곡이 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영남권 5개 시·도 합의를 전제로 했지만 국무총리실을 통한 김해공항 재검증 발언의 속내는 결국 가덕도 신공항을 겨냥해 부산에 힘을 실어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영남권 신공항은 미래국익과 국가안보, 국가균형발전, 국가제2관문공항의 필요성 등 국가백년대계임에도 불구하고 보궐선거,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부·울·경 민심 끌어안기 차원에서 또 다시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것 같아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늘길운동본부는 앞으로 청와대와 정부, 부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단계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한편 가덕도 신공항 불가 논리 확산을 위한 시·도민 홍보활동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대구.경북=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