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황교안, 지도자로서 결격사유…태극기라고 모두 김진태 지지 아니야”

입력 2019-02-24 17:47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에 출마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황교안 전 총리가 최순실씨의 태블릿 PC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것과 관련해 “지도자로서 결격사유”라고 비판했다.

오 전 시장은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오찬 간담회에서 “보수층 사이에서 뉴스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떨어진 상태다. 법원은 국과수 감정까지 거쳐 태블릿 PC의 조작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판결했지만, 이러한 언론 보도를 특정한 계층, 지역, 성향인 분들이 믿지 못하고 있다. 황교안 후보는 그것을 이용하고 편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지도자는 자기 세력, 자기 지지자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노총을 설득하지 못하고 민주노총의 세에 업혀 가는 정치적 선택을 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의 지도자도 마찬가지다. 야당에 열광하고 지지하는 분들이 분노한 상태라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믿지 않고, 믿고 싶지 않아 하지만 지도자라면 그 점을 바로 잡을 수 있어야 한다”며 “오히려 그것에 편승해서 정치적 실리를 취하는 것은 정치 지도자로서 결격사유”라고 일갈했다.

한국당의 우경화 논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국당은 최근 전당대회 연설회장에 태극기세력으로 대변되는 극우 세력이 다수 참석해 세를 과시하면서 당이 극우 세력에 휘둘린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에 오 전 시장은 “전당대회 연설회장에 많이 입장해야 3, 4000명인데, 1000명만 들어와도 대세를 장악할 수 있다”며 “한국당의 우경화는 언론에서 앞서나간 것”이라고 했다.

경쟁 주자인 김진태 의원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태극기 세력에 대해서도 “본래는 교육 수준도 굉장히 높고, 사회생활도 할 만큼 하신 분들이 많이 계신다”며 “그 분들이 모두 김진태 의원에 동의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태극기 세력 중에는) 감정이 이성을 억누르는 분도 계시고 이성이 감정을 제어하는 분도 계신다. 저는 이성에 호소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감정을 더 강하게 표출하시는 것 같다”며 “표를 찍을 때는 한 번 더 생각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