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의 주전 라이트 조재성은 스파이크를 성공시킨 후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다. 다사다난했던 이번 시즌의 마음고생을 털어내는 세리머니였다. 그가 분위기를 뒤바꾸는 득점을 올릴 때마다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는 큰 환호가 터졌다.
조재성의 활약에 힘입은 OK저축은행이 24일 홈구장인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8-19시즌 V리그 6라운드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3대 1로 이겼다. 지난했던 4연패를 끊어내는 귀한 승리다. 조재성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계속 지다 보니 이기는 방법을 잊은 것만 같았다”며 “연패를 끊은 지금의 꾸준함을 가지고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조재성은 이날 서브와 블로킹 득점을 1개씩을 포함해 총 16득점을 터뜨리며 팀의 승리에 일조했다. 올 시즌부터 주전으로 뛰기 시작한 조재성은 리그 서브 7위, 득점 13위에 오르며 제 몫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정규리그 막바지에 다다른 지금, 그는 만족감보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조재성은 “몸 컨디션이 조금 더 좋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주전 공격수로서 뛰며 기쁘고 재밌기도 했지만 팀이 부진할 때는 스트레스도 컸다. OK저축은행이 5연패에 빠졌던 시즌 중반에 그는 혼자 울기도 했다. 조재성은 “제 플레이가 잘 안 돼서 놓치는 것이 많다 보니 힘들었다. 5연패 하는 동안 한 번도 웃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배구로 생긴 문제의 해결책은 결국 배구였다. 조재성은 “배구가 잘 되면 다 잘 풀리겠지 하며 운동만 했다”고 기억했다.
조재성은 지난해 12월 코트 위에서 오래도록 뛰고 있는 선배들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었다. 조재성은 “심리적·체력적으로 한번 무너지면 쌓아 올리기가 힘든데, 계속 시합하고 있는 형들이 대단하다”고 했다. 그랬던 그도 어느새 선배들처럼 꾸준하고 묵묵하게 운동을 하고 있다. 조재성은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준비했다”며 “이번 시즌 마무리를 잘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산=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