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자살률이 전체 인구 자살률보다 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폐증과 같은 정신장애인의 자살률이 눈에 띄게 높았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재활원은 ‘장애와 건강 통계’에서 2016년 기준 장애인 10만명당 자살한 사람이 66.8명으로 전체 인구 자살률인 25.6명보다 2.6배 많았다고 24일 밝혔다. 하루 평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장애인 수가 4.6명인 셈이다. 국립재활원 관계자는 “전체 인구에 장애인도 포함된 것이어서 비장애인의 자살률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자살은 10대 장애인의 사망원인에서 3위이며 20~40대에서는 2위다.
장애인의 자살 경향은 신체적 장애보다 정신적 장애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뇌질환과 같은 외부장애와 호흡기장애 등 내부장애의 경우 사망원인이 대체로 질환인 데 반해 정신장애에선 자살이 사망원인 상위권이다. 자폐성장애인은 인구 10만명당 자살 수가 22.8명으로 사망원인 1위였고 정신적장애인도 자살이 사망원인 2위다. 자폐성장애인의 사망 시 평균연령이 19세로 두드러지게 낮았는데 재활원 관계자는 “자폐성장애인의 자살률이 높은 것도 연관이 있을 걸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정신병은 아니지만 내부장애 중에서도 ‘간질’이라 불리는 뇌전증을 앓고 있는 장애인은 사망원인 2위가 자살이다. 인구 10만명당 128.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질환 자체보다 사회적 편견으로 고통 받는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뇌전증 환자의 23.7%가 우울증을, 31.2%가 불안장애를 앓고 있다. 특히 발작 직후의 두통이 자살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장애인 10만명당 사망률을 의미하는 조사망률은 2813.0명으로 전체 인구의 조사망률인 549.4명보다 5.1배 많았다. 특히 어릴수록 격차가 커 10대에서 18.3배, 0~9세에서 13.5배, 20대에서 9.5배 차이가 났다.
한편 등록장애인은 전체 인구의 5%에 불과했지만 이들의 진료비는 국민 전체 진료비의 15.6%를 차지했다. 장애인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약 479만원으로 전 국민 1인당 진료비 146만원보다 3.3배 많았다.
장애인 1인당 연평균 입원일수는 비장애인보다 7.6배 많았다. 외래진료일수가 2.4배 차이나는 것과 비교하면 장애인 입원이 유난히 많은 셈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외래진료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상태가 악화하거나 제한적 외래진료로 불가피하게 입원진료를 택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