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 “딱 한 번이지만…” 이해창 찾아 오열한 이유

입력 2019-02-24 15:47 수정 2019-02-24 15:55
KBS1 ‘TV는 사랑을 싣고’ 방송화면 캡처

전 프로야구 선수 홍성흔이 불우했던 가정사를 고백하며 당시 힘을 준 ‘은인’을 찾아 나섰다.

홍성흔은 지난 22일 방송된 KBS 예능 프로그램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해 어린 시절 스승이었던 전 프로야구 선수 이해창과의 추억을 되새겼다.

그는 “스승님의 한 마디로 내 인생이 바뀌었다”며 “32년 전 초등학교 5학년인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며 절대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하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 말이 단단한 뿌리가 됐고 그 덕분에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며 “그때의 영향으로 난 지금도 어린 학생들을 만나면 ‘절대 포기하지 마’ ‘넌 잘할 수 있어’라는 말을 한다. 스승님께 들었던 말을 그대로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홍성흔은 이같은 사연을 전하며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4살 때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어렵게 자랐다”며 “야구공과 글러브를 꿰매서 쓰고 낡은 신발을 계속 신었다”고 말했다.

또 “합숙할 때 남들은 부모님이 고깃국을 끓여줬지만 나는 형과 누나가 시장 바닥에 떨어진 배춧잎을 주워 시래깃국을 해줬다”는 기억을 더듬으며 눈물을 보였다.

이날 방송에서 홍성흔과 스승 이해창은 잠실야구장 그라운드 한가운데서 감격의 재회를 했다. 서로를 보자마자 눈물을 쏟아내는 모습이 전파를 타며 시청자들을 울렸다.

이해창은 “날 찾아줘서 고맙다”면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잘 견뎌준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며 홍성흔을 격려했다. 또 최근 급성 뇌경색으로 6개월 동안 휠체어를 타고 다녔다는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32년 만에 만난 두 사람은 함께 식사하며 옛 추억을 공유했다. 홍성흔은 준비한 친필 사인 유니폼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해창은 1982년 개막한 프로야구 원년 멤버다. 그해 출전한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주장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당시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안타를 뽑아내 역전승의 발판을 만든 장면이 회자되기도 한다.

1983년 MBC청룡에 입단해 뛰다 1985년 삼성 라이온즈로 트레이드됐다. 이후 1987년에는 도루 57개를 기록하며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홍성흔은 1999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그해 신인왕을 수상했다. 1998 방콕 아시안게임과 2002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0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의 주역이기도 하다.

2015시즌에는 통산 2000안타를 기록하며 통산 5번째 대기록을 세웠다. KBO리그 우타자로는 최초다. 2017년 은퇴 후 미국으로 건너가 국내 최초 메이저리그(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